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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부동산 앱 '직방'이 제약 광고를 본뜬 이유… "소비자 모으려면 직관적인 메시지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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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플랫폼 폴인이 브랜드 살롱 비마이비와 함께 만드는 스토리북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중 직방 김필준 마케팅 이사의 이야기를 조금만 공개합니다. 직방은 2012년 원룸·오피스텔 정보 플랫폼에서 출발해 지금은 이용자 기준 국내 최대 부동산 앱이 되었습니다. 모바일 서비스의 브랜딩 단계를 고민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강연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직방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하고 있는 김필준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모바일 시장’, ‘모바일 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네이버와 NHN에서 모바일 서비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직방이라는 O2O 서비스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제가 거친 마케팅 커리어는 모바일 시장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략)

2014년에 제가 직방에 합류한 뒤 처음 캠페인을 진행했던 것이 TV광고 였습니다. 직방 합류 이전에 NHN 엔터테인먼트(현재 NHN)에서 2013년에 포코팡의 론칭 마케팅을 했습니다. 유명 모델 이종석을 활용한 TV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함께 진행했고, 6개월만에 1000만 유저를 모았습니다.

TV광고가 브랜딩 목적이 아닌, 유저 획득(User Acquisition)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고,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퍼포먼스 기반의 매스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소비자 획득을 위해선 '이용 가치'에 집중해야  

포코팡에서 진행했던 마케팅 방법론을 가지고 2014년 12월에 직방의 첫 번째 매스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TV 광고지만 직방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생각할 겨를이 당연히 없었고 소비자를 획득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에 집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설프게 브랜드를 이야기했다가 실패하면 돌이킬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멋진 말, 그럴싸한 말은 다 제외했습니다. 결국 제가 생각했던 게 뭐였냐면 ‘방 구할 땐 직방이 직방’입니다. 주원이라는 유명 모델을 활용했지만 여기서 모델의 역할은 메시지를 더욱 잘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원을 고용해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직방의 초기 광고. [사진 직방]

주원을 고용해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직방의 초기 광고. [사진 직방]

다행히 광고가 나간 뒤 트래픽이 엄청나게 많이 증가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의도적으로 ‘이용 가치’를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고른 카피는 아니었습니다. ‘가장 직관적으로’ 직방을 어필할 수 있는 걸 골랐습니다.

그리고 제약 광고의 문법을 가져왔습니다. “두통, 치통, 생리통엔 OOO”이란 유명카피처럼 “오피스텔, 원룸, 투룸 구할 때 직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캠페인이 끝나고 생각해보니 위의 광고 카피가 직방의 가장 핵심적인 이용가치였습니다. 기존에는 방을 구할 때 무작정 발품을 파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는데, 직방에서 먼저 확인하고 발품을 파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메시지를 전달했으니까요. 새로운 방식의 집 구하기가 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용자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그 것이 바로 직방을 이용해야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광고를 기점으로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했고, 성장에 맞춰 사업분야도 원룸ㆍ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확장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제가 TV 광고 때 잡았던 핵심 메시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직방은 방을 구할 때만 쓴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게 “아파트도 이제 기술로 구할 때”였는데, 네 별로 안 와 닿으시죠? 사실 이건 잘 안 됐고 조금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을 때 다시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지속적인 아파트 유저 획득 활동을 통해서 직방의 아파트 유저 트래픽은 원룸 못지 않게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파트 분양에서는 <모바일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통해서 분양 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 큐레이션해서 보여주고 있고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제 직방은 원룸, 오피스텔은 물론 빌라, 아파트, 아파트 분양까지 거의 모든 형태의 주거를 구하는 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외연을 확장하고 서비스의 이용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의 이용을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서비스가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이용가치를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확장은 그 다음에 고려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브랜드 외연의 확장은 이용가치 선점 다음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가 숙박 공유로 시작해서 트립, 레스토랑까지 확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용가치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브랜드의 외연 확장과 브랜드 자산의 확장은 무의미합니다.

유튜브와 매거진을 통해 확장한 브랜드 외연

직방의 마케팅 팀은 3개의 조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브랜드 파트, 퍼포먼스 파트 그리고 콘텐츠 파트가 있습니다. 이 조직이 따로 움직이지 않고 브랜드 이용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활동이 항상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재의 직방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원하는 집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해 주고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룸ㆍ오피스텔로 시작해서 아파트, 신축빌라로 확장하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아파트 시세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호갱노노라는 서비스와 국내 셰어하우스 서비스 우주를 인수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전 직방이 IT 회사라고 알고 왔는데 다니다 보니깐 점점 부동산 회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원룸ㆍ오피스텔로 시작한 브랜드의 외연을 아파트로 확장했을 때 직방이 했던 활동 중 하나가 유튜브에 직방TV라는 부동산 정보 채널을 운영한 것입니다. 부동산 채널 전에는 ‘직방 주거연구소’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청소 팁이라든가 집 꾸미는 팁을 콘텐츠로 만들어 전달했습니다.

주거연구소 자체는 굉장히 잘 됐습니다. 어떤 컨텐츠는 조회수 100만이 나오기도 하고 클릭수도 상당하고요. 2-3년가량 했는데 깔끔하게 접었습니다. 이유는 브랜드와 유저 획득에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로 타깃을 좁혀서 부동산 관련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나와서 조언도 해주고, 부동산 팁도 드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부동산 채널 중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브랜드 매거진 <디렉토리>도 발행을 했습니다. 계절마다 한 권씩 나오는 계간지인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볼드 저널>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직방이 볼드 저널과 함께 펴낸 주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렉토리> [사진 직방]

직방이 볼드 저널과 함께 펴낸 주거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렉토리> [사진 직방]

직방이 갑자기 오프라인 기반 매거진 <디렉토리>를 발행한 건 주거에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직방이 주력해오던 ‘원룸’ 쪽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직방을 모르는 사람도 없고요.

이 시점에서 직방이 조금 더 깊게 1~2인 거주 형태에 대한 이해를 해보자는 취지로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발행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보면 ‘소확행’ 이런 키워드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살아가는 1~2인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잡지에는 다양한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고객들의 인터뷰가 실려있습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한 사람의 주거 철학이나 행태를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직방의 시도들이 직방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인 ‘주거형태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켓 핏, 퍼포먼스 마케팅, 이용가치 이야기를 하다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브랜드에는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직방은 이런 시도를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용자와 매출을 어떻게 늘려야 할까?’라는 생각이 좀 더 많았습니다.

2년 전에 제가 매거진을 만든다고 했으면 회사에서 당연히 예산도 안 주셨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고객을 한 층 더 깊게 이해하고 브랜드 핏을 맞춰갈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거진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라면 서비스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일단은 유저를 모으고, 일단은 이용가치를 인정받아야 브랜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초기에는 더 나은 서비스와 이용가치를 전달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으신 내용은 김필준 이사의 전체 강연의 30% 입니다. 직방의 더 많은 브랜딩 전략은 폴인의 스토리북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에서 더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연재 목차

0. 프롤로그_요즘 브랜드는 브랜딩도 달라야 한다
1. 프레임몬타나
2. 성수연방
3. 뉴닉
4. 미니
5. 태용
6. 직방
7. 빙그레
8. 밀리의 서재
9. 피크닉
10. 매거진B_7월 3일 공개
11. 플레이스캠프_7월 10일 공개
12. 추후 공개_7월 17일 공개
13. 에필로그_7월 24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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