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선 본 적 없다” 이수정 교수가 고유정 사건에 분노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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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연합뉴스]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연합뉴스]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 사건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장 보존이 제대로 안 돼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9일 공개된 유튜브 ‘서울살롱’에 출연해 “고유정 사건은 타이밍을 처음부터 많이 놓쳤다”며 “(고유정이) 제주도에서 완도행 배를 타기 전에 그때 (경찰이) 쫓아가서 검거했으면 아주 많은 것들을 좀 더 쉽게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이후 더 큰 문제는 경찰이 현장보존을 못 했다”라고 비판한 뒤 “도대체 이 사건 같은 사건을 (그동안) 별로 본 적 없는데, 더군다나 현장보존조차 못 하고 혈흔이 낭자했다는 루미놀(혈흔) 반응이 나왔다는 그런 현장을 펜션 주인이 다 청소하게 내버려 둔 사건은 육지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이게 어디서 이런…”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교수는 또 “피의자를 현장으로 데려가 현장검증을 하면 (피의자에겐) 범행 당시가 상기가 되니까 그 현장이 피의자를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하게 한다. 그래서 피의자들이 (위축돼) 자백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 게임을 다 헤쳐놓고서는, 그래 놓고서는 언론 대응만 하려고 하는 (경찰) 태도를 본 적이 별로 없다. 굉장히 낯선 태도로 보인다”고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신 없는 살인 사건 중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시킨 것도 있다. 죽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면서 “고유정 사건 경우 고유정이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바다에 버리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되며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고유정이 진술을 번복할 수도 있고 전남편 죽음을 인정하게 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이제라도 시신 일부라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고유정의 구속 기간을 다음 달 1일까지로 연장하고 범행을 미리 준비했다는 직접 증거와 피해자 시신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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