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小食)하고 다동(多動>)하고…운동은 중독돼도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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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학원 백낙환(80.사진) 이사장의 최고 건강 비법은 소식.다동(小食.多動)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 이 중 소식은 "일생 동안 한 번도 입맛을 잃어본 적이 없어 조금 자제하는 정도"라는 게 백 이사장의 자평이다.

키 1m73㎝, 체중 72㎏인 그는 "내 키엔 68㎏ 정도가 적당한데…"라며 "그래도 늘 적게 먹는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은 소식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에게 다동은 곧 운동이고, 운동은 달리기와 등산이다. 지인들이 그에게 건네는 아침 인사는 "잘 주무셨습니까"가 아니라 "다녀오셨습니까"일 정도다.

'운동 365일=건강 365일'이라고 믿는 그의 달리기는 40년간 지속됐다. 비 오는 날엔 우산을 쓰고, 눈 오는 날엔 조금 속도를 줄이면서 달렸다. 최근 10년간 달리기를 거른 날은 단 하루도 없다. 해외 출장 시에도 운동화를 늘 지참한다.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선 연결 항공기를 기다리는 동안 공항 로비를 조깅 코스로 삼은 일화는 유명하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달리다가 길을 잃고 헤맨 적도 있단다.

"자신이 운동중독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느냐"고 묻자 "술.담배는 중독이 병이지만 운동 중독은 건강의 샘"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그가 달리는 거리는 2㎞ 안팎,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다. 10년 전엔 매일 3~4㎞를 뛰었지만 나이를 생각해 주행 거리를 줄인 것이다.

'80대 청춘'의 바쁜 삶을 사는 그가 달리기를 위해 하루 60~80분을 할당하는 것 자체가 놀라워 보였다.

"좀 유별나죠? 아침 8시에 회의가 있는 날엔 4시30분에 일어나 달리고, 샤워한 뒤 회의 장소에 정확하게 도착합니다."

그는 주말을 북한산 등산으로 보낸다. 이도 40여 년 개근한 한결같은 취미이자 운동이다. 오전 9시에 정릉을 출발해 보국문을 거쳐 태고사 쪽으로 향하는 것이 그의 판에 박힌 등산 코스. 태고사에서 그는 2시간가량 쉬면서 책도 보고 식사도 한다. 그리고 다시 500m 쯤 산에 오른다. "휴식한 뒤 바로 하산하면 운동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골프와 담을 쌓고 지낸 것은 3년째. "골프.테니스.수영은 소질도 없고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겨 포기했어요.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이 다동하면 보상을 받습니다."

그는 또 금연.절주를 강조한다. 이것이 '인당사계'(仁堂四戒)다(인당은 백 이사장의 아호).

"담배는 남들보다 일찍(중3 때) 피우기 시작했는데 30년 전 위궤양 진단을 받은 뒤 끊었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위산이 나와 속이 너무 쓰렸기 때문이죠. 평생 술은 가까이 하지 않았으나 요즘은 행사 때 포도주 한잔은 마십니다."

환자를 매일 만나는 의사는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래서 "인제대 병원에 취업하려면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병원.대학 내에서 흡연하는 사람의 담배를 압수하기도 했단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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