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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의학] 자궁경부암 제대로 알자 <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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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산부인과학회 남주현 이사장 인터뷰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8일부터 3일간 '바로 아는 자궁경부암, 걱정 없는 여성'이라는 테마로 제1회 여성 페스티벌을 주관했다. 자궁경부암이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임에도 아직도 매년 4000여 명씩 목숨을 잃고 있다는 것이 캠페인을 벌이게 된 배경. 다행히 자궁경부암을 차단하는 백신 개발로 의사들은 여성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무기'를 갖게됐다. 학회 이사장인 남주현(55.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사진) 교수를 만나 예방의 중요성과 최근 개발된 백신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 여성페스티벌 캠페인을 주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2분마다 여성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심각한 질환이다. 하지만 조기검진 등 예방에는 여전히 소홀한 편이다. 올해 처음 마련된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많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에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예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자궁경부암 발생의 특징은 무엇인가.

"젊은 여성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개방된 성문화로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기회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잘 받지 않아 병이 훨씬 심각하게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

어머니와 딸의 밝은 미소.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성인 여성이라면 매년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20~30대 젊은층이 걸리면 왜 더 문제가 되나.

"노년층에 비해 암이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미혼 여성은 자궁적출수술 등 출산과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15~34세 젊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이 9.7%에 이르고 있다."

-어떤 여성이 자궁경부암 고위험군에 속하나.

"자궁경부암은 성생활을 하는 여성 대부분이 감염될 수 있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발병한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개인의 면역력이나 건강 상태, 임신과 출산 경험, 흡연 등에 따라 발병률에 큰 차이가 있다. 흡연이나 장기간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도 발생 증가의 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간단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통해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진단.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 이상세포가 발견되면 HPV 바이러스 검사나 질확대경 검사 등을 통해 더 확실한 검사를 한다. 현재 건강보험 가입자는 2년에 한 번 무료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식적인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권장 연령은.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성경험이 있거나 만 20세 이상의 모든 여성에게 1년에 한 번씩 세포검사를 권한다. 미국의 경우 높은 위음성률을 감안해 처음 3회는 6개월 간격으로 시행하고, 검사결과가 모두 정상인 경우에는 1년에 한 번씩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즉 자궁경부암은 연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경험 유무가 중요한 포인트다.

-생활 속에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건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일부에서는 비타민 A.비타민 C.카로틴.엽산 등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암이 되기 전 즉 전암성 병변을 일찍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와 상의해 나이.위험인자.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정기 검진방법을 택해야 한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 출시되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연령층은 누구인가.

"성경험이 없거나 HPV에 감염되지 않은 젊은 여성들이다. 또 예전에 HPV에 감염됐더라도 면역성이 생기지 않는 여성도 해당된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전 연령대의 여성에서 항체반응이 100%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예방 백신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일례로 GSK '서바릭스'의 경우 전 세계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HPV 16형과 18형은 100% 차단한다. 그 다음으로 흔한 발암성 유형인 45형, 31형에도 상당한 예방효과가 있다. 10세 이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며, 접종 6개월 동안 3회 맞으면 된다."

-예방백신이 개발되면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얼마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암 발생률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접종률이 관건이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기검진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향후 1~2년 내 백신 접종이 현실화되고, 정기검진율을 높이면 자궁경부암의 위협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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