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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수영복 준비보다 급한 일 건·강·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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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사고 요주의=여름은 어린이 안전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계절. 구미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어린이 사망 원인 1위가 안전사고다(안전사고 47%, 암 사망 15%). 안전사고의 문제는 사망뿐 아니라 심각한 신체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 통상 사고로 한 명이 사망했다면 150명의 신체장애 아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장 흔한 교통사고는 아이가 무심코 찻길에 뛰어들거나 운전자가 도로에 쌓인 물건 때문에 아이를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다. 따라서 저학년이라면 방학 때 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교통법규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또 다닐 땐 가급적 또래와 짝지어 다니도록 하자. 아무리 급하거나 귀찮은 생각이 들어도 어른이 아이와 함께 무심코 무단 횡단하는 일은 절대 삼갈 것. 아이가 자전거 등을 탈 땐 헬멧 등 안전용구 착용을 습관 들이도록 한다.

여름엔 물놀이 사고도 드물지 않다. 일단 물에 빠진 아이는 체온이 떨어지고, 폐에 물이 들어가 몇 시간이 지나면 기관지가 붓는다. 따라서 물 밖으로 구조한 뒤, 괜찮아 보여도 즉시 따뜻한 담요로 감싼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물놀이 사고는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제대로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 안과 검진=초등학교 1학년만 돼도 성인 시력에 도달한다. 따라서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만일 아이가 TV나 책을 유난히 가까이 볼 때, 눈을 가늘게 뜨면서 찡그리는 경우, 빛에 남달리 눈부셔 하거나 이유없이 눈물을 흘린다 싶을 때는 검진이 요구된다.

또 미숙아나 저(低)체중아로 태어난 경우, 시선을 잘 못 맞추는 듯 보일 때, 눈꺼풀이 처져 보이거나 눈동자가 흔들린다 싶을 때도 안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

근시가 있는 아이라면 방학 때마다 시력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근시는 20대까지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즉 근시는 안구 크기가 정상보다 커서 물체의 상이 망막 앞에 맺히는 병이며, 안구는 성장과 더불어 신체의 다른 기관처럼 점점 더 커진다. 따라서 어린이 근시 환자는 6개월~1년마다 시력검사를 통해 그때마다 시력에 맞는 적절한 오목렌즈로 교체해야 한다.

◆ 치과 검진=초등학생 땐 유치가 영구치로 이갈이를 한다. 통상 영구치는 만 6세쯤 첫 번째가 나오며 12세 때 완성된다.

초등학생은 충치 예방에 역점을 둬야 한다. 따라서 방학을 이용해 식사나 간식 후 양치질을 제대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닦기는 식후 3분 이내, 3분간 닦되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윗니는 아래로 훑어내리듯 닦도록 가르칠 것.

아이의 치아 관리에 자신이 없을 땐 치과에서 치아에 불소 도포나 실란트 등의 시술을 통해 충치 예방을 해줘야 한다. 치아 교정은 영구치가 다 나온 뒤에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발음이 이상하거나 입술이 잘 안 닫힐 정도의 뻐드렁니, 주걱턱, 손가락 빨기 등 나쁜 습관으로 입이 제대로 안 다물어지는 경우엔 초등학교 때 교정을 받아야 한다.

◆ 학습문제 점검=학업성적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방학 때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는 대신 소아정신과를 찾아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학습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 지능지수(IQ) 자체가 낮은 (75~80) 경우 ▶ IQ는 정상이지만 아이의 정서와 환경에 문제가 있을 때 ▶ IQ나 정서 상태는 괜찮지만 뇌의 특정 영역에 문제가 있어 읽기.쓰기.셈하기 등 특수 학습장애가 있을 때 ▶ 집중력이 없어 늘 부산하고 행동이 충동적이어서 공부를 못하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네 가지다. 일단 원인이 밝혀지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하더라도 초등학생 땐 한 번쯤 적성검사.지능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장.단점을 파악해 보는 게 좋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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