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태권도 청소년 선수들 훈련 중 ‘원산폭격’

세종시 일부 태권도 지도자들이 청소년 선수들에게 속칭 ‘원산폭격’을 시키는 등 학대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 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연합뉴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세종시 일부 태권도 지도자들이 청소년 선수들에게 속칭 ‘원산폭격’을 시키는 등 학대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 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2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중학생 선수 32명은 소년체전을 앞두고 지난 4월 27~28일 부강중학교에서 합동 훈련을 받았다.

시교육청은 이 과정에서 일부 지도자들이 아동학대 행위를 했다는 학부모의 신고를 받은 뒤 해당 학교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를 벌여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32명 가운데 중학생 선수 6명, 초등생 선수 3명 등 모두 9명이 피해를 본 사실이 확인됐다. 또 22명은 뒷짐을 진 채 머리를 땅에 박는 동작인 ‘원산폭격’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당국은 세종경찰서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는 한편 교육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세종시체육회 등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학부모들은 ‘위협·폭언·비방 등 아동학대를 자행한 지도자들을 엄중하고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호소문을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와 아동 보호 기관과 연계해 합동 훈련을 받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며 “해당 지도자들이 학교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들에 대한 조치 권한이 없고, 밝혀진 내용을 담당 기관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자료 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해 왔다”며 “당시 상황이 학대에 해당하는지, 학생들이 훈련 당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태권도협회는 연합뉴스를 통해 “해당 지도자들이 관련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가혹 행위를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며 “또 잘못을 인정한 뒤 모든 선수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