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까지 못 기다려? 靑, 청원 게시판을 정치선전장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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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가운데)이 11일 정당해산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은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과 민경욱 대변인이 비판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뉴스1]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가운데)이 11일 정당해산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은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과 민경욱 대변인이 비판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뉴스1]

자유한국당은 11일 청와대가 정당해산 국민청원에 대해 ‘국회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줬다’, ‘국민은 눈물을 훔치며 회초리를 드시는 어머니가 돼 위헌정당 해산청구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답변한 데 대해 “청와대가 청원게시판을 정치선전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이 없는 것도, 6월 국회가 열리지 않은 것도, 추경이 심사되지 못한 것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그런데도 청와대는 홀로 고고한 양 주권자의 뜻 운운하며 청원 게시판을 정치선전 도구화시켜버렸다”며 “청와대에 애초부터 제1야당은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아니었고, 협치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가 김무성 의원 내란죄 처벌 청원과 관련해서도 정치인 막말을 운운했다”며 “전(前) 정권 대통령을 향해 안 될 막말을 퍼부었던 본인들의 모습은 정녕 기억 못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성하고 각성해도 모자를 판에 청와대가 앞장서서 국민의 여론마저 호도하려는 것이 문재인 정권인가”라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답변이 문 대통령의 뜻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기정 정무수석이 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데 대해 “선거운동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니 강 수석까지도 전면에 나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가 아니라 궤멸해야 할 심판의 대상으로 언급한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어 면밀히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강 정무수석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각각 제기된 해산 청원에 대해 “선거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며 “(청원 숫자인) 183만과 33만이라는 숫자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강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추경안(추가경정예산안)이 이날(11일)로 48일째 심사조차 못하고 있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정에서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기면서 국민들이 눈물을 훔치며 회초리를 드시는 어머니가 돼 위헌정당 해산청구라는 초강수를 두셨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8조와 헌법8조 4항은 정당 활동의 자유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 헌법정신을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며 “정당 해산 청구는 정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이신 국민의 몫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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