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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커제의 사소한 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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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결승 3국> ●안국현 8단 ○커제 9단

3보(51~80)=안국현 8단의 53은 ‘참고도’ 흑1로 받아두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백2, 4로 진행됐을 때 ▲ 한 점이 비효율적인 수가 된다. 따라서 이 참고도는 실전에서 선택되지 않았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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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 62로 의미심장한 곳에 돌을 놓았다. 62와 같은 교환은 자체로 악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뒤에 무슨 계략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충분히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상 뒤따른 수순을 보니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커제 9단은 손을 돌려서 68로 최대한 큰 곳을 차지하면서 버텼는데, 62는 아무래도 착오였던 것 같다.

참고도

참고도

69가 놓이자 62와 63의 교환은 더욱 악수인 게 뚜렷해졌다. 사소한 실수지만 상대가 ‘삐걱’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커제 9단이 70, 72를 두고 있을 때 안국현 8단은 73으로 손을 돌려 좌변을 점검한다. 상대의 손을 따라 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상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기분 좋은 움직임이다. 상대의 응수를 물어보면서 동시에 상대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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