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영아 사망' 엄마, 친구 9개월 딸도 똑같이 의문의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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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된 영아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된 영아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인천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7개월 영아의 어머니 A씨(18)와 인근 아파트에서 올해 3월에 숨진 9개월 영아의 어머니(18)가 서로 친구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3월 3일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에서 생후 9개월 된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낮 12시 57분쯤  아이의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의 아버지는 “아침에 외출했다가 아내 전화를 받고 귀가해 아이가 숨진 걸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자정쯤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 재우고 일어나 아기를 살펴봤더니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아이의 시신에서 외관상 학대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부검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아동 학대로 인한 사망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해 5월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9개월 된 영아의 어머니는 A씨와 친구 사이였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두 어머니가 친구 사이인 것을 확인했다”며 “3월 영아 사망사건과 이번 영아 사망사건 모두 사인이 미상이고 서로 친구인 것이 확인됐으니 두 사건 간에 연관성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A씨 남편 “친구에게 아이 맡기고 간 것”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중앙포토]

경찰은 A씨 부부가 보름 전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될 당시 정황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17일 오전 8시20분쯤 A씨 부부의 이웃 주민이 “아기가 집 밖에서 유모차에 타고 혼자 울고 있다. 집을 두드렸는데 인기척이 없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 부부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집 밖에 방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 남편에게 연락했다.

20~30분 후에 집에 도착한 남편은 경찰에 “아내는 밖에 나가 있고 자신과 친구, 딸 이렇게 셋이 집에 함께 있었다”며 “볼일이 있어 잠시 친구에게 아이를 맡기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이어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아이를 밖에 두고 갔다”며 자신은 “아이가 방치된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남편의 진술이 일관되고 아동 학대 및 가정폭력 신고 이력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계도 조치 후 아이를 인계했다.

A씨 부부의 아이는 지난 2일 이들이 거주하는 인천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부부가 연락되지 않아 이상하게 여긴 아이의 외조부모가 종이상자에 담긴 채 거실 바닥에 놓인 아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이 주변에서는 A씨 부부가 키우던 개들이 있었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아이를 할퀸 다음 날 아이가 숨졌다”고 진술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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