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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보조댐 붕괴 막을 수 있었다” 발표에 SK건설 “동의 못 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사망자 40명, 실종자 66명, 이재민 6000여명이 발생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해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사망자 40명, 실종자 66명, 이재민 6000여명이 발생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해 7월 라오스 남부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가 불가항력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공사인 SK건설은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결과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28일 라오스뉴스통신(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이날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에 대한 독립 전문가 위원회(IEP) 조사결과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IEP는 지난해 7월 23일 발생한 붕괴사고 전 며칠간 집중 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 적색토로 쌓은 보조댐에 미세한 관(물길)들이 존재하면서 누수로 인한 내부 침식이 발생했고, 기초 지반이 약화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IEP는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던 붕괴사고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 40명, 실종자 66명, 이재민 6000여명이 발생한 당시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이날 안재현 대표이사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IEP 조사결과는 사고 전후 실시한 정밀 지반조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등 과학적·공학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면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한 조사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 옵서버로 참여한 한국 정부조사단과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들도 IEP가 밝힌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며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SK건설은 “심층적이고 추가적인 검증을 통해 모든 전문가가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당사는 이번 결과 발표와는 관계없이 지난 10개월 동안 해온 것처럼 피해복구와 보상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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