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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설로 번진 '증인 무더기 불출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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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의 금감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던 노건평씨등 4인이 정무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가 동일하게 작성되어 있다.[연합]

국회 정무위의 증인 무더기 불출석 파문이 2라운드에 접어 들었다.

한나라당은 30일 노무현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의혹 규명을 위해 채택된 증인들의 불출석 공모설을 제기했다.국회 정무위원장인 이재창(李在昌)의원은 이날 오전 최병렬 대표가 참석한 국감 대책회의에서 "어디선가 (증인들의 불출석을)지휘하고 있다고 본다"고 보고했다.

李위원장은 그 근거로 지난 29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 등 네 명의 증인이 국회 정무위 행정실에 팩스로 보내온 불출석 사유서를 들었다.노건평.선봉술(盧대통령의 지인).민상철(노건평씨 처남).최도술(전 청와대총무비서관)씨 등 대통령 친인척 비리의혹의 주요 증인 네 명이 보내온 이 사유서는 '출석 요구서가 7일 전에 도착하지 않아 출석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과 서체 등이 똑같았다.

특히 네 장 모두 팩스용지 상단에 'RADISSON SEOUL PLAZA'(서울 소공동 플라지 호텔)라는 동일한 송신처가 찍혀 있었다.팩스를 보낸 시간도 오전 9시28분부터 29분까지 사이였으며 각 사유서에는 팩스를 전송할 때 표시되는 일련번호가 1부터 4까지 찍혀 있었다.

이를 본 崔대표는 "청와대가 콘트롤(지휘)하고 있다고 봐야겠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진(朴振)대변인은 논평에서 "조직적이고 기획적인 국감 방해 의도를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가 바로 국감 방해 책동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홍사덕(洪思德)총무는 "재출석을 요구한 오는 10일에는 반드시 이들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만일 그 때도 안 나올 경우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위해달라"고 李위원장에게 당부했다.崔대표는 "10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국감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까지 찾아보라"고 했다.

증인 무더기 불출석에 성난 한나라당의 기류는 30일 국회 정무위에서 폭발했다.

이날도 굿모닝게이트와 관련한 증인 12명 중 박순석 신안그룹회장과 굿모닝시티 관계자 2명 등 모두 3명이 불출석했다.그러자 이재창위원장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댄 굿모닝시티 윤석헌 대표이사와 윤봉근씨에 대해 강제동행명령을 의결,오후 국감에 기어이 출석시켰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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