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한미정상 통화 의도적으로 흘린 것, 용납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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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간부급 외교관이 한ㆍ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사건에 대해 “이전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중문책할 것이라고 했다.

파리서 간담회 "조사 후 엄중문책할 것" #日외교장관 문대통령 책임론 제기에 #"각료가 상대국 정상 거론 외교적 결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 이사회, 한일 외교장관 회담 등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찾은 강 장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상 간 통화라는 민감한 내용을 공무원이 의도적으로 흘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 전체가 비판을 받게 되고 외교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져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꼼꼼히 조사해 엄중문책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실수의 경중을 따져 문책하는 것이 직원들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사기를 진작시킬 것"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주OECD 한국 대표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례 각료이사회에 참석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외교부 제공=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례 각료이사회에 참석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외교부 제공=뉴스1]

 전날 열린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강 장관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회담에서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론을 다시 들고나왔다는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각료급 회담에서 상대국 정상을 거론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지적했다. 이어 “메시지 관리를 신중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일본 측이) 이러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이 강제 징용 판결과 관련해 제3국 인사가 포함된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데 대해 강 장관은 “중재는 양방의 의사가 있어야 하니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는 법적 문제를 넘어 역사와 인권 등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있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이날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과 전략대화도 가졌다.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됐다가 프랑스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한국 여성과 관련해 프랑스 요원 두 명에 희생된 데 대해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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