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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위 트럼프 로봇, 무슨 말 할까…바지 내리고 '폭풍 트윗'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본뜬 ‘트럼프 로봇’이 등장했다. 변기에 앉아 연신 트위터를 하는 풍자 설치물이다.

美 반트럼프 운동가 대형 설치물 제작 #내달 트럼프 영국 방문 맞춰 현장 공개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말하는 거대한 트럼프 로봇이 오는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맞춰 영국으로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높이가 4.9m에 달하는 이 로봇은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색 변기 위에 앉아 트윗하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시도 때도 없이 ‘폭풍 트윗’을 날리는 그의 특징을 우스꽝스럽게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입는 진회색 양복 차림의 로봇은 화가 난 표정으로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트위터를 한다. 연신 방귀 소리를 내며 “공모는 없어(no collusion)”, “마녀사냥(a witch-hunt)”, “당신들은 가짜 뉴스야(you are fake news)”, ‘나는 매우 안정적인 천재야(I’m a very stable genius)’ 등의 말을 내뱉는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트위터에 자주 적는 표현들이다.

 로봇이 맨 붉은 넥타이는 변기 안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를 썼다. 바지를 내리고 변기 위에 앉아있는 이 로봇의 이름은 ‘똥 누는 트럼프(Dumping Trump)’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공룡 전문가이자 반(反)트럼프 운동가 돈 레셈이 사재 2만5000달러(약 3000만원)를 들여 이 로봇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평소 중국 쓰촨성 소재 공장에서 테마파크 설치용 공룡 모형을 만들어 온 레셈은 해당 공장에 로봇 제작을 의뢰했다. 레셈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로봇을 만들어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공장장을 설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레셈은 다음 달 3일까지 이 로봇을 영국에 보낼 계획이다. 현재 로봇은 화물선을 타고 있다. 레셈은 “트럼프 대통령이 배를 폭파할 수도 있다”고 농담하며 화물선의 구체적 소재를 밝히지 않았다. 로봇이 일정에 맞춰 제대로 도착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보다 쉽게 반트럼프 운동에 동참하기를 원한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크라우드 펀딩(공동모금) 형식으로 제작된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런던 시내에 떠 있다. [AP]

지난해 7월 크라우드 펀딩(공동모금) 형식으로 제작된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런던 시내에 떠 있다. [AP]

 영국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때마다 반트럼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런던 방문 때에는 시위대 8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6m 높이의 ‘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띄웠다. 기저귀를 차고 화내는 모습의 풍선이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 같은 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직후 아일랜드 골프 클럽에 들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 클레어주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둔버그’를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올해 언젠가는 아일랜드를 방문할 것”이라면서“지난번에는 이를 놓쳤지만, 그곳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나는 둔버그에 매우 좋은 장소를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더타임스는 “야당을 비롯한 아일랜드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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