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된 진실의 반사회성 고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구의 극단 우리무대(대표 이한섭)가 미국극작가「샘·셰퍼드」의 『매장된 아이』를 21∼23일 오후4시와 7시30분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기를 뒷마당에 파묻는 끔찍한 사건을 통해 현대사회의 부조리현상을 충격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인류의 잔인함에 대한 서사적 우화」라는 평과 함께 7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범죄사실을 숨기고 애써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일가족이 몰락해버리는 이야기를 통해「은폐된 진실은 그냥 썩어 없어지지 않고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추리적 수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극단 우리무대의 대표 이한섭씨는『3일간 좌석이 매진돼도 수백만 원의 적자를 알면서 서울나들이공연을 감행키로 했다』고 말한다.
「경망스런」연극들이 판치는 서울연극계에 충격을 주고 지방연극이 모두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란 사실을 인식시키고싶다는 것이다.
또『이 작품은 지난 84년 극단 우리무대가 창단 공연한데 이어 88년에도 1개월에 걸친 재 공연에서 매회 1백50석의 객석이거의 꽉 차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만큼 더욱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다』고 이씨는 덧붙인다.
한편 이 희곡 자체에 대한 관심 역시 매우 높아 이씨가 번역한 희곡집을 단행본으로 펴내 공연장에서도 판매키로 했다.
류강국·이송희·김기동씨 등이 출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