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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더는 손따라 두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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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결승 1국> ●커제 9단 ○안국현 8단

3보(39~53)=39로 뛰었을 때 안국현 8단의 선택이 어렵다. 쉽게 '참고도' 백1로 뛰어나가고 싶지만 흑2가 아프다. 옆구리에 강력한 허점이 있어서 찔리면 수습이 난처하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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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8단은 49로 어깨 짚었는데 우하귀가 흑의 집으로 굳어질까 봐 피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일단 내 돌의 안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 상대방의 집을 불려주는 것쯤은 감수해야 한다. 48까지 수순으로 백은 어느 정도 자세를 잡은 상황.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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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은 잠시 망설이더니 49, 좌상귀로 손을 돌렸다. 51까지 일단 큰 자리를 차지해두려는 속셈이다. 지금까지 전개를 보면 커제 9단의 행마가 더 활발해 보인다. 커제 9단이 먼저 발 빠르게 반상을 휘젓고 다니면 안국현 8단이 그 뒤를 따라 두는 듯한 전개가 반복된다. 하지만 아직은 초반이라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만큼의 형세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아니다.

52는 의외의 전개. 안국현 8단은 상변을 받아두지 않고 하변으로 손을 빼버렸다. 이제 더는 상대의 손을 따라 두지 않겠다는 각오의 표현일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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