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고 양문의 코치 |1m64cm 「꼬마코치」의 "인간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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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꺽다리들을 둘러 세워놓고 열띤 작전지시를 하고있는「꼬마」감독의 모습이 관중들을 웃긴다. 70년대 후반부터 고교농구에 용산 고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놓은 양문의(양문의· 후) 코치는 키1m64로 국내 농구코치 중 최단신의 지장 (지장) 이다.
올 들어 16전승과 함께3관 왕을 차지한 용산고 사령탑인 양 코치는 선수 때 못 이룬 꿈을 지도자로 만개 시킨 전형적 케이스. 양 코치는 한영 중·고 때 가드로 맹활약, 각각한차례의 우승도 차지했으나 신체적 핸디캡 등으로 대학팀의 스카우트대상에서 벗어나 결국 대학진학마저 포기하고 말았다.
좌절에 빠진 양 코치는 한때 무교동의 음악 감상실인 세시봉 근처에서 건달로 주먹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구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해 68년 강남국교 코치로 부임했다. 첫해에 이영근(이영근· 전 삼성전자)김풍조 (김풍조· 전 현대)선수를 발굴, 강남국교를 우승시켜 지도자로서 자질을 드러냈다. 73년 배재중 코치를 거쳐 75년 용산 중 코치로 옮기면서 양 코치는 지도자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남자농구 최고의 테크니션인 유재학(유재학) 허재 (허재) 등이 모두 이때 양 코치가 조련해낸 선수들이다.79년 용산 고 코치로 선임되면서 「우승제조기 코치」로 이름을 날려 이제까지 우승횟수만 30여 차례에 이른다.
양 코치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가장 중점을 두는 대목이 수비다. 따라서 용산 고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철벽같은 수비로 맞서 상대의 공격을 둔화시킨다.
양 코치는 심판으로서의 자질도 뛰어나 국제심판1급 자격증과 함께 모든 심판들이 기피하는 연고전의 단골심판으로 나선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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