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만취 보행한 대학생 “시험 끝나 기분 좋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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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걸어가는 만취 대학생. [사진 경남경찰청 제공]

고속도로 걸어가는 만취 대학생. [사진 경남경찰청 제공]

“고속도로에 사람이 걸어 다녀요!”

3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4시 6분쯤 이 같은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한국도로공사 현장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해 남해고속도로 함안군 산인요금소와 내서IC 중간 지점 1차로에 쓰러져 있던 남성을 발견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CCTV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10여분간 차량 진행 방향과 반대로 비틀대며 걸어갔다. 이 남성이 고속도로에 누워 버린 탓에 화물차 등 지나가던 차량 2대가 이 남성을 피해 가는 장면도 담겼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김진홍(44) 경위 등 경찰관 2명은 중앙분리대를 사이에 둔 반대쪽 도로로 진입했다. 순찰차를 돌려오면 구조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어 달려오는 김진흥 경위. [사진 경남경찰청 제공]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어 달려오는 김진흥 경위. [사진 경남경찰청 제공]

김 경위가 먼저 순찰차에서 내려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은 다음 누워 있던 남성을 부축해 인근 갓길로 옮겼다. 당시 주변에 머무르고 있던 신고자 1명 역시 김 경위 요청에 도움을 보탰다.

이 남성은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치지는 않은 상태였다. 김 경위는 119를 불러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옮겨 진료받게 했다.

이 남성은 대학생 A씨(22)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가 만취 상태로 산인TG에서 내서TG 방면으로 약 2㎞ 거리를 걸어 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도로에 눕기도 했던 A씨는 차와 직접 부딪히지는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A씨는 “전날 중간고사를 마치고 기분이 좋아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기숙사로 돌아가려다가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 같다”면서도 정확한 행적은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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