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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시장에 반기 든 노기태 강서구청장…“김해신공항 계획대로 추진을”

중앙일보

입력

김해 신공항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황선윤 기자

김해 신공항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 황선윤 기자

김해공항과 동남권 관문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는 가덕도가 있는 부산 강서구 노기태 구청장이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김해 신공항 대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오 시장과 달리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을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같은 당 노 강서구청장, “김해신공항 계획대로 추진”주장 #김해 신공항 백지화 주장하는 오거돈 시장에 반기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만의 공항 전락할 것”주장 #오 시장 조만간 총리 방문해 “김해신공항 검증”요구

노 청장은 오 시장 등 부·울·경 단체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노 청장은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 합의로 구성된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 지난 24일 개최한 검증결과 최종보고회 때도 관문공항 건설에 반대의견을 냈다.

노 청장은 3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해 신공항 백지화 요구로 김해 신공항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가 중단돼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관문공항(가덕도)을 지으려면 20년 이상 더 걸리고, 비용도 2배 이상 들 것”이라며 “김해 신공항 건설이 늦어지면 안 그래도 혼잡한 김해공항 이용객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부·울·경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부·울·경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그는 또 “가덕도에 공항을 건설할 때 해운대에서 1시간 30분, 서면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고 대구·경북·울산 등에서는 2시간~2시간 30분 걸린다. 가덕도 신공항은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까지 외면받는 부산만의 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6월 김해신공항 건설을 제시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등을 자신의 주장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ADPi 평가결과 김해 신공항은 4조4000억원, 밀양은 6조1000억원, 가덕도는 10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노 청장은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의 검증결과에도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해공항 활주로 끝에서 1.5㎞ 거리에 있는 높이 45m 오봉산은 항공기 이·착륙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검증단은 이를 절취하는 데 2조원이나 든다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검증단이 김해 신공항에 계획된 3.2㎞ 활주로가 짧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최종보고회에서 북풍이 세게 불 때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상황을 가정해 활주로를 이탈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바람을 안고 이·착륙하는 비행상식을 무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 [제공 부산시]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 [제공 부산시]

총리실 검증을 요구한 부·울·경 단체장도 비난했다. 노 청장은 “국무총리실에서 안 되면 청와대에서 검증해 달라고 할 것인가”라며 “이는 정부 조직을 부정하는 해괴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김해 신공항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조만간 총리실을 방문해 검증결과를 설명하고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 설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를 판정위원장으로 하면서 부·울·경 단체장과 국토부·환경부·국방부 장관이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치국(58·교통공학 박사) 관문공항 검증단 부단장은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ADPi의 사전타당성 조사결과는 국토부의 기본계획과도 많은 차이가 난다. 공사비와 소음영향, 환경피해 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항”이라며 “ADPi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관문공항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왼쪽부터)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 최종보고회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왼쪽부터)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최 박사는 “검증단은 정부의 김해 신공항정책 결정 과정의 공정성, 김해 신공항의 관문 기능수행 여부를 검증한 것”이라며 “ADPi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검증단 검증결과를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앞으로 논의는 검증결과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울·경의 백지화 요구로 애초 지난해 말까지 예정됐던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안 확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현 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3.2㎞)와 국제선 청사를 추가로 짓는 김해 신공항을 2026년 개항할 계획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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