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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너 “DJ는 남북 문제 풀기 위해 한·일 관계 중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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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 일왕시대 한·일 관계 <하>

에드윈 퓰너

에드윈 퓰너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가 한·일 관계 악화를 놓고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한·일 관계를 중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권인수위원회 위원을 맡았던 퓰너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을 만든 뒤 현재 이 재단 산하의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맡고 있다.

전 트럼프 인수위원의 조언 #“문 대통령, 한·미·일 공조 다지고 #아베는 한국인 자극 발언 삼가야 #일본, 한·일 관계 손놓고 있지 않아 #한국이 작은 실마리 주길 원해”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포럼인 아산플레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던 퓰너 회장은 지난 24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선 서울·도쿄·워싱턴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터뷰 도중 DJ로부터 직접 들었던 얘기를 소개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만 집중한다는 불만이 워싱턴에서 나온다던데.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서울과 도쿄, 워싱턴의 긴밀한 공조다. 한·일 간엔 역사 등 복잡한 문제가 있는 것을 물론 잘 안다. 그러나 남북 사이의 동족상잔의 비극과 분단보다 더 복잡할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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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악화를 미 국무부도 크게 우려하고 있나.
“(망설임 없이) 그렇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께 조언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게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다. ‘내가 평양에 가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기나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위한 한 발자국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첫 발자국이다’고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의 말씀처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것은 밟아야 하는 각 단계마다 북한이 긍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미·한·일 3국이 절대적 공조를 하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일본을 북핵 문제에서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통령은 한·일 관계도 중시한 분이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조언한다면.
“희망을 놓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며, 불필요한 말은 삼갈 것을 부탁하고 싶다. 한국 국민은 한·일 관계에 대해 매우 열정적이다. 한·일이 경제·안보 면에서 상호 의존도가 높지만 일반 국민 정서로 볼 때 한국에선 일본에 대해 (국가적) 차원을 넘어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을 아베 총리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은 미·한·일 공조에서 필수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일본이 한·일 관계 개선에서 손을 놓고 있나.
“일본이 나쁜 방향으로만 경직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일본 정부 안팎의 전·현직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본 결과 이들은 한국에서 양국 관계 개선의 작은 실마리라도 나오면 꽤 기뻐하며 고마워했다. 일본은 지금 속으론 한국이 ‘자, 관계 개선에 시동을 겁시다’는 신호를 보내주길 바라고 있다. 우선은 미·한·일 3국 외교라인 적재적소에 각국을 잘 아는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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