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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자율주행차 조립해봤습니다…#문송 #똥손 #죄송

중앙일보

입력

일반인이 자율주행차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실제 도로 위를 다니는 차량은 아니지만 모형 자동차를 직접 조립해 실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키트를 활용하면 된다.

과학잡지 메이커스는 온라인 교육업체 유비온과 손잡고 최근 ‘딥러닝으로 학습하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였다. 이공계 출신이 아니더라도, 복잡한 코딩을 모르더라도, 자율주행차의 원리와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8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유비온 본사를 방문해 장봉진(50) 연구소장과 함께 이를 조립하고 자율주행 시연을 해봤다.

차체 기본이 되는 아크릴판에 모터 지지대를 설치한 단계.              [사진=메이커스]

차체 기본이 되는 아크릴판에 모터 지지대를 설치한 단계. [사진=메이커스]

#차체 조립

실제 자율 주행차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지만 모형 자율 주행차에도 80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작은 크기의 볼트·너트부터 형형 색색의 전선, 모터, 바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차체 역할을 하는 아크릴 판에 모터 등 주요 부품을 설치할 지지대를 설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고교시절 문과를 택한 이후 20여년간 기계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았던 탓인지 제일 간단한 볼트를 끼우는 작업부터 난관이었다. 몇차례 시도 끝에 지지대 4개를 모두 설치했다. 설치한 지지대에 모터를 넣고 전선을 이었다. 전선을 연결하는 것은 두번째 난관이었다. 두꺼운 손가락으로 바늘 코에 실을 끼듯 전선을 연결하려다 보니 자꾸 엇나갔다.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모터 설치를 완료한 뒤 윗판 조립까지 끝냈다.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오렌지파이와 모터를 설치한 단계.            [사진=메이커스]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오렌지파이와 모터를 설치한 단계. [사진=메이커스]

#두뇌 설치  

차체가 완성되고 나면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오렌지파이와 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 오렌지파이는 자율주행차 두뇌역할을 하는 보드형 PC다. 신용카드 크기 정도 되는 기판에 컴퓨터 한 대가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로 입력된 주변 정보를 분석해 차량이 어떻게 운행할지를 학습해 자율 주행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카메라는 주변 정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전달하는 눈과 귀 역할을 한다.

검정색 절연 테이프로 설치한 실내 도로를 주행하는 모형 자율주행차.        [사진=메이커스]

검정색 절연 테이프로 설치한 실내 도로를 주행하는 모형 자율주행차. [사진=메이커스]

#자율 주행

하드웨어 조립이 끝났으면 이제부터 소프트웨어의 영역이다. 하드디스크 역할을 할 마이크로 SD카드에 운영체제(OS)를 설치했다. OS가 설치된 SD카드를 오렌지파이에 넣으면 운행 준비 완료다.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을 하는 과정은 인간의 학습 과정과 흡사하다. 사람이 하는 운전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검정색 테이프로 만든 도로 위에 자율주행차를 올려놓고 키보드로 조정해 훈련했다.

훈련하는 동안 자율주행차는 카메라로 1초에 12차례 사진을 찍으며 주변 정보를 수집했다. 수차례 운행한 뒤 자율주행을 시도했다. 키보드로 조정하지 않아도 곡선으로 이어진 도로를 자연스럽게 주행했다. 하지만 반대 반향으로 자율 주행을 시켰더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방향 주행에선 없던 장애물이 보였기 때문이다. 장봉진 부사장은 “인공지능은 아직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며 “자율주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로 학습을 해야 하고, 데이터도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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