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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삵·담비 모여사는 홍천의 자연환경연구공원은 어떤 곳?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공원 내 포유류 서식 조사를 한 결과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사진 한국수달연구센터]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공원 내 포유류 서식 조사를 한 결과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사진 한국수달연구센터]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멸종위기종 2급 삵과 담비가 어울려 사는 자연공원이 있다. 춘천시 동산면 봉명리와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에 위치한 강원도 자연환경연구공원 얘기다. 이 공원에서 수달이 발견된 건 2008년 5월 개장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수달은 모두 2마리다.

강원도가 2008년 개장, 북한강·홍천강 지류 위치 #황조롱이·새매 등 9종의 조류 천연기념물도 서식

26일 자연환경연구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 간성천 인근 바위에서 수달의 배설물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후 인근에서 배설물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활동 반경이 10~15㎞에 이르는 수달은 물이 있는 환경을 좋아한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보금자리에서 쉬기 때문에 보기 어렵다. 이번에 수달 서식이 확인된 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포유류 분야 조사 덕분이다.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이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힌 멸종위기종 2급 삵의 모습. [사진 강원도 자연환경연구공원]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이 설치한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힌 멸종위기종 2급 삵의 모습. [사진 강원도 자연환경연구공원]

자연환경연구공원 이기영 녹지연구사는 “수달은 태어난 지 2~3년 정도 된 것 같다. 발견된 곳 주변은 민가도 없고 피라미 등 먹잇감도 풍부하다”며 “혹시 암수 한 쌍이면 번식도 가능해 가을쯤이면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삵은 2010년 성동리 대룡저수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꾸준히 출현하고 있다. 담비도 2011년 대룡저수지에서 처음 관찰된 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연환경연구공원이 야생동물 조사에 나서는 건 야생동물의 보전과 관리, 질병 감염의 가능성과 경제적인 측면, 토착종에 대한 위해성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이 연구사는 “야생동물 자원의 다양성 보전을 위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식 현황 조사는 셔먼 트랩, 흔적조사, 무인센서카메라 모니터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셔먼 트랩은 소형 포유류를 생포하는 포획 트랩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총 60개를 설치한다. 흔적조사는 야생동물이 남긴 족적과 배설물, 털, 섭식흔적, 이동통로 등의 흔적을 찾는 방식이다. 3대의 무인센서카메라는 중·대형 야생동물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설치한 장비다. 공원 측은 "야생동물은 경계심이 많고 청각, 후각 등의 감각이 매우 발달해 직접 관찰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다양한 간접 조사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식물 기생꽃. [사진 강원도 자연환경연구공원]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식물 기생꽃. [사진 강원도 자연환경연구공원]

이와함께 자연환경연구공원에는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를 비롯해 새매, 붉은배새매, 참매, 솔부엉이, 소쩍새, 큰소쩍새, 올빼미, 원앙 등 9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기생꽃 등 멸종위기 식물 12종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곤충인 참호박뒤영벌도 추가로 발견됐다.

자연환경연구공원 박경아 소장은 “앞으로도 건강한 생태환경을 보존해 나가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교육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연환경연구공원(총면적 19.27㎢)은 홍천강과 북한강의 지류에 자리 잡고 있다. 공원 구역 안에 구절산, 연역산, 대룡산 등이 있다.

홍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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