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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증시에 단비 |증권사 회사채 팔아 주식 매입 결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재무부 한때 소란>
정부가 총7천1백억 원의 기관투자가 주식매입자금을 조성해주는 부양책을 마련했다는 이야기에 11일 증시가 출렁대자 정작 주무당국인 재무부가 『무슨 소리냐』고 어이없어하는가 하면 청와대에서도 이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등 한때 소란.
7천1백억 세의 진원지는 11일 아침의 증권업협회조찬간담회로, 당초·이날 모임은 재무부가 투신으로 하여금 증권사들이 잔뜩 안은 채 쩔쩔매고 있는 계열사 회사채 2천억 원어치를 사주도록 해서생긴 여유자금 2천억 원을 전액 주식매입에 쓰자는 자체결의를 하기 위했던 것.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자리에서 누군가가 투신이 사주는 증권사회사채 2천억 원과 이로 인해 생긴 증권사 여유자금 2천억 원 등 「그 돈이 그 돈」인 돈도 중복계산하고, 증권사들이 자체 조성했다는 돈1천억 원도 끌어다 넣고, 보험사들이 대출에 쓸지 주식매입에 쓸지 모를 돈 1천억 원도 잡아넣고 하여 「가공」의 숫자인 7천1백억 원을 계산해 냈으며 이것이 그대로 증시에 흘러나간 것.
재무부는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후 『신중해야할 증권사 사장들이 그런 무책임한 「계수조작」 을 일삼다니 저의가 의심스럽다』 고 매우 언짢아하면서 『이번에 통화채권 만기도 래분 중 일부를 풀어 조성해준 자금은 약3천억 원에 지나지 않으며 이것도 증시부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럭키 대우 등 계열사 회사채를 안은 채 부도 위기에 몰렸다고 아우성인 증권사들의 자금난을 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

<"반짝 장세" 우려>
아무튼 그 같은 우여곡절 끝에 11일 증시는 모처럼의 폭등세로 돌아섰는데 알고 보면 기관이 시장을 떠받칠 「뒷심」 이 아직까지는 그리 든든한 것이 아닌 마당에 이번 조치의 약효를 탕진하는 또 한번의 반짝 강세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벌써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선 기관에서 주식을 「꾸준히 사주기만 하면」 현재 극도로 위축돼있는 투자심리는 크게 호전돼 그 다음부터는 증시가 자생적으로 회복단계로 접어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차라리「기대」 에 가까운 「분석」을 하기도.

<수요가 앞지를 듯>
3·4분기 중 주식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고 통화공급량 증가로 자금사정이 다소 호전돼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대우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4분기 중 주식공급은 2· 4분기의 5조7천5백억 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2조4천억∼2조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반면 주식매입가능자금규모는 4조원안팎으로 예상돼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한다는 것.
동 연구소는 실물경제위축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으나 2·4분기부터 신용장내도 증가, GNP 성장률 신장 등으로 인해 그간 실물경제를 하향추세 쪽으로만 보아왔던 투자가들의 시각이 긍정적인 목으로 바뀌고있어 주식시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증시 내부적으로는 현재의 주가추이가 지난85년 하반기이래 상승추세에서 벗어났고 또 3개월 이상 지속된 하락으로 인해 실망매물의 출 회가 늘어나고 있어 주가상승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완만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한편 동 연구소는 3·4분기 중 지수상승과정에서 9백30선과 최고치인 1천선 에서 저항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

<현금인출기 설치>
앞으로 증권사에도 현금자동인출기설치가 허용된다.
12일 증권감독원은 럭키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BMF (통화채권펀드) 현금자동인출기를 개발하거나 설치하고도 관계규정 때문에 이용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 오는14일 증권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한BMF자동출금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현금자동인출기의 설치를 앞다투어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BMF 고객이 많은 증권사 점포의 경우 직원들의 일손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증자 늘어>
올 들어 기업들의 무상증자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12일 증권업계가 금년 상반기 무상증자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상증자 규모는 6천23억 원 (66건)으로 지난해 수준 (2천5백%억 원)을 훨씬 넘어 섰다는 것.
이는 시가할인율 축소로 인한 발행 가 상승 및 이에 따른 실권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유·무상 범행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6월말까지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 1백%개 사 가운데 무상증자를 범행한 기업이 86개 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중 유상증자규모는 6조3천억 원(1백9건)으로 지난해 전체실적 6조7천억 원(1백98건)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김수길·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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