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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9월] 장원 뽑힌 배인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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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마약은 끊어도 시조는 못 끊습니다."

중앙 시조백일장 9월 장원에 뽑힌 배인숙(46.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는 "한달에 한차례 중앙문화센터 시조강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 올라오는 길이 전혀 번거롭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기다려진단다.

배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무작정 시조가 쓰고 싶어서 30대 후반부터 시조를 독학했다. 월간 '샘터'에 '수줍은 작품'들을 보내면 곧잘 실어줬지만 한계를 느꼈고 제대로 시조를 공부해 보기 위해 4년 전 문화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배씨는 재래시장인 대구 관문시장에서 속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생업과 가사일만으로도 충분히 벅찰법한데 배씨는 "시조 과제물 제출이 임박하면 하루이틀 밤 정도는 거뜬히 새운다"고 말했다. 또 "살다가 어려운 일이 닥쳐도 시조가 있어 괜찮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보수적인 남편도 소질을 살려보라며 응원군이 된지 오래고 아이들도 은근히 엄마가 자랑스러운 눈치란다.

배씨는 "밤새 궁리 끝에 운율을 맞추는 재미가 각별하다"며 "3.4.3.4로 이어지는 시조 가락이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씨는 "서정적이면서도 문학성 높은 작품들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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