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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최선희, 볼턴 맹비난 “경고하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좋은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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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AP=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왼쪽)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AP=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현재 상황 파악부터 제대로 하라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가 볼턴 보좌관의 최근 인터뷰에 대해 질문하자 “우리는 볼턴 보좌관이 언제 한번 이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또 “지금 볼턴의 이 발언은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한 조미 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 딴에 유머적인 감각을 살려서 말을 하느라 하다가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최 제1부상은 “볼턴의 이 답변에서는 미국 사람들의 발언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미국식 재치성도 논리성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 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제1부상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장본인으로 생각하는 볼턴 보좌관이 3차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한 것에 대한 비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real indication)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비핵화를 향한 그 어떤 진전이라도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I wouldn’t say we could say that at this point)”고 말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사실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내비쳤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외무성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곤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들의 대북 발언에 연일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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