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日 홈페이지서 '짝퉁 명품' 추천해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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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2017년 공개한 압수 위조 명품. [연합뉴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2017년 공개한 압수 위조 명품.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일본에서 '짝퉁' 명품을 추천 상품으로 소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공지능(AI)을 과신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월 아마존 일본어 사이트에 올라온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 가방이 정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아마존은 해당 가방을 '아마존의 선택'이라며 추천 상품으로 선정했다.

해당 가방은 정상 가격이 13만엔(약 132만원)이지만, '아마존의 선택'에 선정돼 아마존에서 7980엔(약 8만1000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제품을 직접 구매해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감정가가 '0엔'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고야드 측으로부터 해당 제품이 정품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마존 일본어 사이트에서 짝퉁 제품이 판매된 사례는 고야드 가방 외에도 MCM 지갑 등 2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I에 대한 과신'이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아마존에 따르면 상품과 고객의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짝퉁'을 걸러낸 뒤 사람의 눈을 통해 가짜 제품을 감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사람들이 제대로 감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아마존에서의 '짝퉁' 비율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7배 가까이 높았다.

니혼게이자이는 AI 기술이 데이터 활용에 필요하지만, 과신했다가는 오히려 위험을 초래한다며 가짜 상품이 횡행하면 아마존도 부정판매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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