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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약 밀반입 426㎏, 6배 급증…'마약 청정국'은 옛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15일 오전 나사제조기 속에 필로폰 90kg분량을 숨겨 밀반입한 대만, 일본, 한국 3개 마약 조직원 일당 8명을 검거(구속 6명)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15일 오전 나사제조기 속에 필로폰 90kg분량을 숨겨 밀반입한 대만, 일본, 한국 3개 마약 조직원 일당 8명을 검거(구속 6명)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최근 유명인들의 마약 투약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는 표현이 무색해졌다. 이런 가운데 실제 우리나라로 밀반입되는 마약류 적발량·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 필로폰, 코카인, 헤로인, 대마 등 마약류 적발량이 약 6배 늘고, 적발 건수도 2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은 각각 2014년 71.6㎏(339건), 2015년 91.5㎏(358건), 2016년 50㎏(423건), 2017년 69㎏(476건), 2018년 426㎏(730건)의 마약류를 적발했다. 이는 1회 투여량을 0.03g으로 계산했을 때, 2018년 적발된 것만 하더라도 1420만여 명이 투약가능한 양이다.

품목별로는 전체 마약 적발량의 52%에 달하는 '필로폰'의 경우, 지난해 223㎏(110건)이 적발돼 5년 전보다 중량은 4배, 건수는 2배나 증가했다. 필로폰은 최근 하일,황하나 등이 투약혐의를 받는 약물이다.

'코카인'의 경우, 지난해 72㎏(15건)이 적발돼 최근 5년 동안 중량이 6000배, 건수는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멕시코에서 출발해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해상 환적화물에 은닉된 63.8㎏의 대량 코카인 밀수 적발로 인해, 중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빅뱅 탑, 유시춘 EBS 이사장의 장남 등이 투약과 밀수로 논란이 된 '대마'는 최근 5년간 중량은 17배 이상 증가했으며, 건수는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미국·캐나다에서 기호용 대마가 합법화됨에 따라 유학생·교민 등을 통해 특송화물,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종배 의원은 "최근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드러난 '물뽕(GHB)'을 이용한 여성 성폭행 등 마약범죄가 사회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여행자, 특송화물, 국제우편 등 다양한 경로로 반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선 최근 증가하고 있는 반입경로 및 적출국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세청 뿐만 아니라 검·경, 보건복지부 등 범정부적 차원의 합동단속과 공동대응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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