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유럽 단거리 핵 일방 감축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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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스트라스부르·워싱턴 AP·AFP·로이터=연합】「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 겸 최고회의 의장은 6일 나토 (북대서양 조약기구)가 유럽 배치 전술 핵무기 감축 협상에 응한다면 소련이 이곳에 배치된 단거리 핵무기를 지체없이 추가로 일방 감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이날 스트라스부르의 유럽 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제의하는 한편, 소련이 언젠가는 동 유럽에 비 공산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용인할 태세를 갖추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회의 연설을 끝으로 3일간의 방불 일정을 마무리 짓고 이날 오후 (현지시간) 부인 「라이사」여사 및 「셰바르드나제」외상을 비롯한 수행원들과 함께 7일 바르샤바 조약기구 정상회담이 개막되는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를 향해 떠났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연설에서 『나토가 핵 병기 감축 협상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있다』고 지적하면서 『협상이 개시된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을 경우 우리는 동맹국과의 협의를 거쳐 유럽에 배치된 단거리 전술 핵 미사일을 지체없이 추가로 일방 감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고르바초프」의 핵 감축 제의에 대해 유럽 배치 재래식 병기 감축 협상이 선행되는 경우에만 역내 단거리 핵 미사일 (SNF) 감축회담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나토의 입장은 불변이라고 재차 확인,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반면 유럽군축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한스·디트리히·겐셔」 서독 외상은 이 제의가 『유럽에 신뢰를 심는 인상적인 선언』이라고 환영했으며, 「롱랑·뒤마」프랑스 외상도 『매우 중대한 진전』이라고 지적하는 등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소련은 지난 5월 「베이커」미 국무장관의 방소 기간 중 5백여기의 유럽배치 핵미사일을 일방 감축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동유럽국가들의 개혁과 관련, 소련이 언젠가는 이 지역에 비 공산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용인할 준비를 갖추게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관측통들은 이 같은 발언이 그가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 중 가장 확실하게 동유럽 국가의 민주개혁을 용인할 것임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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