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모 병원 에이즈 환자 수술 후 방역 없이 다른 환자 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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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민원 글 캡처]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민원 글 캡처]

충북 소재 한 병원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의 외상을 수술한 후 제대로 된 방역 조처 없이 다른 환자들을 수술하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보건당국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린 민원인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쯤 충북의 한 병원에 손목 골절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가 입원했다. 그는 수술 전 혈액 검사에서 에이즈 의심 소견이 나왔다.

병원 측은 관할 보건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의료진이 수술을 진행했다는 게 민원인의 전언이다. 해당 외국인 노동자는 수술을 받은 날 늦은 오후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민원인은 "병원 측은 이후에도 외국인 노동자를 수술했던 의료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방역 조처 없이 같은 수술실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사용했던 장비로 다른 환자들을 계속 수술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그곳에서 수술한 많은 환자 중에 에이즈에 걸리는 피해자가 나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민원인은 이 같은 사실을 공익제보로 알게 됐고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민원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민원을 접수한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에 대해 감염 예방을 위한 지침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시일이 1개월 이상 지나 당시 소독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 담당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거주지로 돌아가 해당 지역 보건소의 관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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