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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달러 위폐판정 고객에게 떠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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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주한 외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사람이다. 최근 외교관의 보험료를 달러로 지불할 일이 생겨 하나은행 지점을 찾았다. 은행 직원이 "지폐가 의심스러우니 외환은행에서 위폐판정 확인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달러지폐를 작은 돈으로 쪼개오라고 했다. 고객에게 심부름까지 시키나 싶어 적잖이 당황했지만 마침 가까이에 외환은행이 있어 직접 찾아갔다.

외환은행 직원이 "지폐는 정상이며, 이런 경우에 고객을 직접 시켜 확인하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은행원이 나름대로 처리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니 직원이 상사와 상의한 후 "여전히 지폐가 의심스러우니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손님이 은행원이면 의심스러운 돈을 받겠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돈을 받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 바쁜 고객을 번거롭게 하지 말아야 했을 것이다. 또 판단 실수로 말을 번복하게 됐다면 공손히 사과하는 게 옳다. 은행을 찾은 고객에게 다른 은행에 가서 잔돈으로 바꾸어 오라는 은행 직원의 처신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조지수.서울 강남구 역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