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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천연 가죽보다 뛰어난 품질 유지, 명품 브랜드 소재 ‘알칸타라’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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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소재 알칸타라 생산 현장

알칸타라는 천연 가죽과 달리 섬세한 컬러로 염색 가능하다.

알칸타라는 천연 가죽과 달리 섬세한 컬러로 염색 가능하다.

‘Made in Italy’. 유럽 선진국의 제조기업들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루마니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추세에 지금도 모든 생산을 ‘이탈리아 현지’로 고집하는 기업이 있다. 수퍼카 인테리어에 활용되는 첨단 명품 소재 ‘알칸타라(Alcantara®)’를 생산하는 기업 알칸타라다. 알칸타라는 1970년 일본 도레이 그룹의 연구자 미요시 오카모토가 발명해 특허 받은 소재다. 72년 도레이 그룹과 이탈리아 ENI 그룹이 합작해 알칸타라를 설립했지만 현재 경영과 생산·연구개발은 ‘100% 이탈리아’를 고집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으로 구성된 합성 소재다. 외관은 섀미(무두질한 부드러운 가죽)에 가깝지만 실크 같은 촉감과 세련된 미감, 탁월한 내구성을 두루 겸비한 천연 가죽 대체재로, 세계 명품 시장에서 수요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색상과 두께로 맞춤 제작이 가능해 패션·액세서리·가구·전자제품 등 전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

애스턴 마틴 내장재

애스턴 마틴 내장재

저성장 시대에 알칸타라는 전통 산업인 섬유 제조에서 지난 10년간 세 배나 성장했다. 지난해부턴 수요 증가에 발맞춰 ‘5개년 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년 내에 전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는 동시에 매출·고용 증가, 환경오염 감소까지 목표로 한 프로젝트다. 이탈리아 테르니 인근 네라 몬토로에 지난 1월 준공된 신설 생산공장은 알칸타라의 전통과 현재, 미래까지 응축하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10년 새 3배 성장, 5년 내 생산력 2배 목표

갤럭시S 케이스

갤럭시S 케이스

지난달 13일 방문한 네라 몬토로 공장은 약 45만㎡ 부지에 생산 확대와 친환경, 에너지 재생을 위한 각종 빌딩 건설과 기계 도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특허기술과 장인정신이 결합해 명품 소재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줬다.

특허 기술의 비밀은 ‘시 아일랜드(Sea Island)’였다. 천연 가죽보다 부드럽고 기능적인 소재를 만들기 위해 폴리에스테르에 폴리스티렌을 결합시켰다 분리하고 다시 폴리우레탄을 결합해 완성시키는 복잡한 공정을, 수많은 섬을 둘러싸는 바다가 생겼다 사라지는 과정으로 은유적으로 스토리텔링했다.

대부분의 공정이 무인화·자동화돼 있었지만 ‘명품’의 조건은 사람의 힘이었다. 무인 공정 사이의 수차례 품질 점검과 섬세한 비주얼 효과를 내는 중요한 공정에는 여러 명의 기술자가 투입됐다.

R&D센터에서는 다양한 로봇으로 소재 활용성과 내구성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알칸타라가 수익의 3.3%를 할당해 집중 투자하는 분야다.

쇼룸에서는 여성 패션을 비롯해 젠하이저 헤드셋, 스와로브스키 팔찌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적용된 알칸타라 제품을 소개했다. 수공예 느낌이 나도록 소재에 주름이나 자수 문양을 넣는 등 고객의 세세한 취향에도 완벽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알칸타라는 환경오염 감소를 위해 2009년 까다로운 유럽의 탄소 중립성 인증을 받고 2011년부터 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다국적기업·대학 세미나 등을 통해 탄소 저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디다스 제품 소재로 쓰인 알칸타라.

아디다스 제품 소재로 쓰인 알칸타라.

이를 위해 알칸타라는 사탕수수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 원자재와 생산 도중 발생하는 폐기물의 80%를 재활용하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안드레아 보라뇨 알칸타라 회장은 “우리는 공급업체들에도 환경보호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지속 가능성과 ‘Made in Italy’ 같은 특별한 가치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네라 몬토로(이탈리아) 글=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알칸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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