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점 근처 화약창고 ‘전소’…폭발 없었던 이유

중앙일보

입력

화마가 집어삼킨 화약창고 [속초경찰서 제공]

화마가 집어삼킨 화약창고 [속초경찰서 제공]

지난 4일 발생한 고성 · 속초 산불의 발화점에서 불과 7km 떨어진 곳에 화약창고가 있었지만, 경찰이 화약류를 신속하게 옮겨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5일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오후 7시 17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개폐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발화지점에서 7㎞ 떨어진 곳에는 고려노벨의 화약창고가 있었다. 당시 화약창고 안에는 뇌관 2990발, 폭약 4984㎏, 도폭선 299m가 보관 중이었다. 산불은 발생한 지 50여 분 만에 화약창고 400m 지점까지 확산했고 화약창고에 불이 붙으면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화마가 집어삼킨 화약창고 [속초경찰서 제공]

화마가 집어삼킨 화약창고 [속초경찰서 제공]

산불이 화약창고를 집어삼켜 대형참사가 우려됐지만,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의 신속한 대응으로 위험을 막을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와 1t 화물차 3대 등을 투입, 화약창고에 보관 중인 화약류를 1시간여 만에 모두 옮겼다.

화약류를 옮기고 난 뒤 화약창고는 전소됐다. 경찰은 “화약류 이송이 늦었다면 화약 폭발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면서 “막대한 산불 피해가 발생 중 그나마 대형 참사를 막아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