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정부, “승무원 보잉 매뉴얼 제대로 이행” 공식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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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항공 추락 여객기 잔해. [EPA=연합뉴스]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 여객기 잔해. [EPA=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에티오피아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종사 및 승무원들이 비상지침을 철저히 따랐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결론내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예비조사 결과 첫 공식 발표 #기체 및 시스템 결함 가능성에 무게 #"보잉사 시스템 재검토 권고"

 다그마윗 모게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은 4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객기 사고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게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승무원들은 비행기 제조사(보잉사)가 제공한 모든 비상 대응 절차를 지침대로 반복해 수행했지만, 여객기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종사를 포함한 승무원들의 과실은 사실상 없었다는 뜻이다.

 모게스 장관은 구체적인 사고 상황이나 추락의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제조업체가 비행통제시스템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제기돼 온 가설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이다. MCAS는 비행기 날개가 뜨는 힘을 잃었을 때 자동으로 비행기 기수를 낮춰 속도 저하로 인한 사고를 막도록 설계됐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보잉사 비상 매뉴얼에 따라 승무원들이 MCAS를 제대로 조작했다고 발표하면서 해당 시스템이 매뉴얼대로 작동하지 않아 추락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고 비행기는 지난 3월 1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MAX)8 여객기다.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모두 숨지는 대형 사고였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를 회수해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사고 후 30일 이내에 조사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는 국제 규정에 따라 이날 예비조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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