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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주주보다 실적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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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영화 한편 흥행에 성공했다고, 또는 스타 (주주) 영입 전략만으로 주가를 띄우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 역시 앞으론 실적과 '기초체력'(펀더멘털)으로 판가름날 겁니다."

드라마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 7일 직상장하는 미디어플렉스 김우택 대표는 줄곧 '펀더멘털'을 강조했다. 우회상장 후 실적을 못내 주가가 곤두박질 한 다른 엔터주들이 기초체력이나 실적 얘기만 나오면 손사레를 치는 것과 정반대다.

김 대표는 "시장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너무 모른다"면서도 "수익성 등 기업의 본질가치에 따라 평가(주가)받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마감한 미디어플렉스 공모주 청약에는 1조190억원이 몰렸다. 경쟁률도 177.3대 1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으로 투자열기가 시들해진 올해 코스닥 공모주 시장에서 1조원이 넘게 몰린 것은 미디어플렉스가 처음이다.


물론 이 회사가 영화관 메가박스를 자회사로 둔 오리온그룹 계열사라는 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태극기 휘날리며'와 '말아톤' '웰컴투 동막골' 등 흥행영화를 배급하며 3년 만에 영화배급 점유율 1위에 올라선 탄탄한 실적이 더 큰 이유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아무런 시스템 없이 누가(연예인) 오고 누가(대기업) 투자했느냐에 따라 주가가 춤을 췄다"며 "시장을 모르는채로 너무 쉽게 (증시에) 진입해 눈 먼 돈을 벌었으니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뚜렷한 목적 없이 상장부터 해서 돈을 끌어모으고, 그 돈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영화를 찍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엔터테인먼트주에 대한 부정적 시각만 키워놓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영화산업을 비롯한 콘텐트 사업 위험이 크다고들 말하지만 모든 산업에는 그 나름의 리스크가 있다"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과거 투자배급사는 제작사에게 돈을 주고 기다리는 일 밖에 할 수 없어 영화가 기대 이하로 나오면 손 쓸 겨를도 없이 망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투자에서부터 제작관리 마케팅까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흥행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또 흥행에 무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만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영화가 부진해도 캐릭터 사업이 탄탄하게 받쳐주는 디즈니를 벤치마킹하고 나아가 할리우드 메이저 투자배급사에 버금가는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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