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은막에「케빈코스트너」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새로이 떠오른 은막의 영웅「케빈·코스트너」열풍이 미 전역을 휩쓸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가 상영중인 극장 앞에는 어김없이 장사진을 이루며 극장 안에서는 장년 층의 눈물과 젊은 층의 환호가 끊이지 않는다.
연성코믹 (「빌·머리」「에디·머피」)과 소영웅적 근육질 (「실베스터·스탤론」「아널 드·슈와제네거」)들이 미국 사나이를 자처하고, 그 중간쯤「톰·크루즈」가 어정쩡하게 어슬렁거리는 미 영화계에「코스트너」는『자비로운 눈과 강력한 파워를 공유한 진정한 아메리칸 맨』(타임지)으로 관객을 압도하며『할리우드에 제2의「게리·쿠퍼」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있다.
『언터처블』(The Untouchables)에서「알·카포네」에 맞서는 냉엄한 수사관으로,『노 웨이아웃』(No Way Out)에서는 고뇌하는 소련 스파이로 그가 표현해내는 사나이의 내면 세계를 보며 관객들을 인스턴트화한 80년대의 미국사회를 잊고 옛 서부시대의 사나이 상을 떠올리고 있는 것.
특히『불 더햄』(Bull Du-rham)과『꿈의 대륙』(Field of Dreams)에서의 그의 모습-석양을 등지고 긴 그림자를 늘어뜨린. 모습-에서「게리·쿠퍼」의 전설을 되새기며 개척시대 아메리카 인들의 꿈과 그 꿈의 재현을 스크린 앞에서나마 맛보고 있다.
「아널드·슈와제네거」는『꿈의 대륙』을 보는 동안 줄곧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뉴욕메츠의 투수「론·달링」은『영화를 보는 동안 벅차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와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고 실토할 정도로「코스트너」는 미국인들의 대륙적 향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코스트너」는『내가 알기로는 남자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일을 사랑하되 마음으로 말하고 끝내는 홀로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헌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