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광대설·남』의 광대역 황병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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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 시대에 살아있는 광대의 참모습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놀이적 개방성을 최대로 살린 즐거운 연극속으로 관객들이 빠져들어서 연극진행에 톡톡히 한몫을 하도록 부추겨야지요.』
극단 완자무늬가 지난28일부터 오는7월31일까지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중(매일 오후4시30분·7시30분)인 『광대설·남』속의 광대 황병도씨(35).
시인 김지하씨의 『대설·남』을 이 연극의 연출이 김태수씨와 함께 『광대설·남』으로 각색한 그는 『예수나 무당과도 통하는 광대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죽을판」을 「살판」으로 뒤엎자는 한판 굿을 펼칠 생각』이라는 각오다.
우리 역사에서 유독 소외된 목포출신의 수산이가 서울영동에서 해결사가 되기까지의 내력을 훑어가면서 관객들이 목포의 술집손님이 되기도 하고, 생기장터의 노래자랑대회에 나서 『콩점이타령』등에 가사바꿔 부르기도 하며 자신들의 속마음을 털어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노래·춤·연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 연극에는 『강타령』『액맥이타렁』등 이미 불리고있는 노래들 외에도 김상철씨가 새로 작곡한 『남녘땅 뱃노래』『천지개벽』『가고지고』등 7곡의 창작민요가 이어지기 때문에 극적구성을 가진 라이브 콘서트같은 분위기가 다분하다.
지난 겨울부터 6개월이상 이 연극을 그와함께 준비해온 최경희·안미자씨는 『걸떡쇠타령』 공연때도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인간문화재이자 경서도소리의 대가인 양소운씨로부터 봉산탈춤과 창을 배운 그는 삼베옷 차림으로 「…분열 분단으로 치고받는 사상이 지금이라면 모든게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인 세상…」을 신들린듯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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