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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천안문의 여자' 작가 샨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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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샨사(Shan-sa.34)가 방한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여성작가 샨사가 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현대문학'의 초청으로 1일 입국한 그는 7일 출국할 때까지 TV 출연, 인터뷰, 사인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샨사는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작가다. 중국에서 9세에 시집을 펴냈고, 프랑스로 건너간 지 7년 만인 1997년 프랑스어로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첫 장편인 '천안문의 여자'는 프랑스에서 여러 문학상을 휩쓸었다. 프랑스 언론은 그를 '파리의 태양'이라고 화려하게 수식한다.

국내 반응도 좋다. 장편 '여황 측천무후'는 국내에서도 10만 부 넘게 팔렸고, 장편 '바둑 두는 여자'는 국내 작가들이 추천하는 해외소설로도 유명하다. 아래는 일문일답.

-방한 경위는.

"'여황 측천무후'의 영화화 작업이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 관련 일정을 마치고, 고향인 중국에 갈 예정이었다. 그 사이에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국은 꼭 오고 싶었다(샨사가 한국을 좋아하는 건 사실인 듯싶다. '바둑 두는 여자'에도 주인공이 한국식당에 가서 냉면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관해 그는 '한국의 음식.축구.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문학은 읽은 게 없다'며 얼굴을 붉혔다)."

-당신은 중국인인가, 프랑스인인가.

"6년 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여전히 중국에 산다. 일 년에 한 번씩 중국을 방문한다. 난 세계인이다."

-그러나 당신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프랑스에서 인정받았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니다. 현재 출간을 준비 중인 소설은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다. 공상과학 소설도 구상 중이다. 내가 프랑스에서 성공한 건, 독특한 문체와 강력한 인물, 그리고 묘사의 힘이다(특히 문체는 샨사의 장점 중 하나다. 화려한 수사에 의존하기 보단 단순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소설을 끌고 간다. 이에 대해 그는 '유럽식 산문이 권투라면, 내 문장은 검도'라고 표현했다. 단칼에 승부한다는 뜻이다)."

-여성작가로서 특이하게도 당신의 소설은 선이 굵다. 영웅들의 거친 삶이 대부분이다.

"곧 출간될 알렉산더 대왕 얘기가 애정소설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아마존 여왕과 사랑에 빠진다."

태평양 전쟁이 배경인 '바둑 두는 여자', 중국 유일의 여성황제의 이야기인 '여황 측천무후' 등 샨사의 대표작에선 남성적 기운이 느껴진다. 작가는 자신의 안에 남성과 여성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서늘한 눈매 사이사이, 강렬한 눈빛 빛났던 것도 같다.

글=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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