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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6800원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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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0일 승차거부 없는 택시 웨이고 블루 출시 기자간담회에는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왼쪽부터)가 참석했다. [사진 타고솔루션즈]

20일 승차거부 없는 택시 웨이고 블루 출시 기자간담회에는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왼쪽부터)가 참석했다. [사진 타고솔루션즈]

택시요금 외에 이용료 3000원을 더 받는 대신 승차 거부를 못 하게 한 새 택시가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승차거부 및 불친절 부분을 정보기술(IT)기업과 택시회사가 결합해 추가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첫 시도다. 지난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결과로 향후 법 개정 이후 나올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와는 별개로, 이용료를 콜(call)비 형태로 받을 수 있는 현행법 틀 내에서 시도한 새 형태의 택시 서비스다. 하지만 서비스가 좋아진 대신 1000원 정도였던 기존 콜 비보다 이용료가 3배 비싸 비판도 나온다.

국내 최대 택시가맹사업자 ‘타고’ #카카오T 앱 통해 호출 시범사업 #3000원 추가요금, 100대로 출발

타고솔루션즈는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택시 100대로 ‘웨이고 블루’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용료는 3000원 정액으로 택시 기본요금(서울 기준 3800원)과 합산하면 6800원이 된다. 추후 운행데이터가 축적되면 호출이 적은 시간엔 2000원으로 내리는 등 탄력적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타고솔루션즈는 50여 개 법인 택시회사 4500여 대 택시가 참여한 국내 최대 택시운송가맹사업자다.

유사 서비스인 타다의 경우 택시 기본요금거리(2㎞) 이동 시 요금이 4900원에서 5400원(베이직 기준) 가량이 나온다. 다만 타다의 경우 도착까지 이동 거리와 시간에 비례해 택시보다 요금이 비싸게 책정되므로, 기본요금 이상 거리에선 더 비싸질 수 있다.

외관에 웨이고 블루 마크를 표시한 이 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앱 ‘카카오T’를 통해 호출할 수 있다. 기사에게 목적지가 통보되지 않으며, 인근 빈 택시가 무조건 배차된다. 다만 기사가 사정이 있을 경우 배차 후 5초 안에 거절하는 기능은 있다.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는 “승차 거부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형태”라며 “만약 상습적으로 배차를 거절한다면 경고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들은 각 운수회사에서 운행기록을 검토해 추천했다. 선정 이후 1박 2일간 서비스 집중 교육을 받는다. 승객에게 불필요하게 말을 걸지 못하게 하고, 라디오는 KBS 클래식FM인 93.1㎒(메가헤르츠)를 기본으로 정했다. 지난해 말까지 약 6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모든 기사는 제복을 입으며, 택시 안에는 공기청정기도 설치된다.

서비스 개선은 추가 이용료로 기사들에게 사납금제 대신 완전 월급제를 시행해 가능해졌다. 오 대표는 “월급제를 통해 기사들이 미터기 수익에 신경 쓰지 않고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해 단골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심야시간대에 필수 운행시간을 지정해 택시 부족현상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 서비스는 운행 대수가 100대에 불과해 당분간 원활하게 이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택시 대수를 점차 늘려 연내 2만 대 규모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택시비만 과도하게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3월 2000~5000원 사이 웃돈을 더 내면 ‘우선배차’를 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에 밀려 무산된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이번엔 기사도 교육시키고 차량에 투자도 해 그런 비용으로 콜비를 3000원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연내에 여성전용 예약 택시인 ‘웨이고 레이디’도 출시할 계획이다. 여성 기사가 운행하며 여성만 이용할 수 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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