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과주말을] 환경도 살리고 돈도 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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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굿 뉴스

데이비드 스즈키,
홀리 드레슬 지음, 조
응주 옮김, 샨티,
608쪽, 2만5000원

"꽃을 해치지 않는 꿀벌처럼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없을까?" 책은 환경과 개발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굿 뉴스를 들려준다. 서두를 여는 것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카페 '화이트 독' 여주인 쥬디 윅스의 이야기. '화이트독'은 특선 메뉴인 연어 요리와 갓 구워낸 옥수수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드나드는 사람들로 연 매출 500만 달러를 올린다.

그런데 이 식당, 좀 별나다. 물을 먹이는 등의 잔인한 방식으로 사육된 고기나 유전자 변형 콩과 옥수수로 만든 식용유는 쓰지 않는다. 가급적 유기농 농산물로 요리를 만든다. 이뿐 아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마약과의 전쟁 등의 주제로 손님들과 만찬 간담회를 연다. 몰리는 사람들은 열혈 환경론자는 아니다. 그냥 "음식이 맛있어서" 찾을 뿐. 2000년 9월 뉴욕에서 열린 '세계상황포럼'에서 발표된 '화이트독'사례는 제인 구달, 조지 소로스 등 내로라는 환경운동가와 기업인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책은 이처럼 자신도 즐거우면서 환경을 살리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삼림 경영으로 환경 단체들의 지지를 받는 벌목회사 콜린스 파인, 사막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 생태계를 회복시킨 인도 우타프라데시 지방 등 책이 보여주는 지구와 더불어 사는 방법들에 귀기울일 만하다. 특히 환경운동 하면 절제와 금욕을 떠올리며 부담스러워했던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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