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아이디 도용'10명 입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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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회사 등에서 빼낸 고객정보로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게임 아이템을 거래해 온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2월 발생한 리니지 명의 도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30일 28만여 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경로를 확인하고 게임작업장 운영자 7명과 개인정보 유출자 2명, 엔씨소프트 부사장 김모(44)씨 등 모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28만 건은 대부분 자동차회사와 신용정보사 등 대량의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회사의 전직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 H자동차서비스센터에서 작업반장으로 근무했던 최모(34)씨는 서비스센터 직원이면 누구나 H자동차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10만여 명의 고객 정보를 빼낸 뒤 게임작업장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K.S신용정보사에서 채권 추심원으로 일했던 구모(34)씨도 회사 전산망에서 채무자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아이템 거래를 해 왔다. 홈페이지 제작사 G사의 김모(38) 이사는 직원 누구나 각 기업 홈페이지의 관리자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을 이용해 1만여 명의 정보를 400만원을 받고 게임작업장에 넘겼다. 게임작업장 운영자 7명은 100여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팔아 총 142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엔씨소프트 부사장의 경우 명의 도용 사실을 알면서도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엔씨소프트 측은 "작업장은 게임업체의 업무를 방해할 뿐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명의 도용을 방조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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