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중통령’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 새로운 수장에 김기문(64)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뽑혔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57회 정기총회에서 김 회장이 당선됐다고 28일 밝혔다. 선거인단 563명 중 533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김 회장은 과반이 넘는 296표(55.5%)를 얻었다. 함께 결선에 오른 이재한(56) 한용산업 대표는 237표(44.5%)에 그쳤다. 김 회장은 오는 3월 2일부터 4년간의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김 회장은 1988년 제이에스티나(옛 로만손)를 창업해 시계, 주얼리, 화장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충북 괴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7년 23대 중기중앙회장에 당선됐으며 한번 연임을 거쳐 2015년까지 두차례 회장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는 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도전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을 위해서 일을 다시 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장은 360만명에 달하는 중소기업인들을 대표하는 자리다. 3조7822억원(2018년 기준)에 달하는 예산을 가진 중기중앙회의 수장이며 25명의 부회장 임명권과 산하 회원단체 613개의 감사권을 갖는 막강한 자리다. 또 대통령,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각종 경제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 현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가 올해 정부 부처 합동 신년인사회를 역대 처음으로 중기중앙회 회관에 여는 등 갈수록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번 선거는 과열혼탁 양상을 빚었다. 특히 김 회장 측근들이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커질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이미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민제ㆍ편광현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