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귀가길″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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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여고생 등·하교길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들어 등·하교길 여학생을 차로 납치, 집단폭행하거나 윤락가에 팔아넘기는 일까지 빚어지자 일부 학부모들은 자경단을 조직, 자녀보호에 나서는가하면 교사들은 교내 순찰강화는 물론 학생들이 조를 짜 귀가토록 지도하고 나섰다.
특히 자율학습으로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다 귀가하는 여학생들을 마중하기 위해 여자고등학교 앞은 오후 10시이후엔 학부모 1백여명 이상씩이 모여 붐비기까지 한다.
◇귀가지도=서울창덕여고는 20일 남자교사 40명을 5명씩 8개조로 편성, 숙직근무와는 별도로 방과후 오후9시30분까지 시행되는 자율학습시간에 교내와 학교주변 골목등을 순찰키로 했다.
이 학교 남상위교장(62)은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자녀의 귀가시간에 맞춰 버스정류장까지 마중나오고 가능하면 스쿨버스를 이용토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은광여고도 이날 긴급교무회의를 열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여학생 성폭행사건등에 대비, 남자교사 67명으로 「등·하교지도반」을 편성, 등·하교때 학교로부터 1km이내에까지 지도교사를 배치, 범죄예방에 나섰다.
◇자경단조직=광명시 K여고의 경우 학교측은 학생5명이상이 그룹을 지어 귀가토록하고 있으며 토·일요일에는 인근 학부모 2명씩 조를 짠 자경대원 20여명이 학교·인근우범지대등을 순회, 학생들의 안전귀가를 독려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각동별로 긴급연락망을 짜 수상한 남자가 이웃에 있을 경우 자녀보호를 위해 서로 연락해주기로 하고있다.
◇귀가마중=서울 잠실동Y여고의 경우 3학년 학생7백20여명이 자율학습을 마치는 오후 9시30분쫌엔 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한 승용차 2백여대가 학교앞 골목길을 완전히 메우고 집이 가까운 1백여명의 학부모까지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어 저녁마다 크게 붐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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