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총장 사표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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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총장퇴진과 지방캠퍼스 발전계획을 요구하며 학교를 점거. 장기 농성중인 서창캠퍼스 학생들이 20일『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촌 동상을 매장하겠다』고 나서자 이준범 총장과 서창캠퍼스 김시중 부총장이 20일 오후 재단이사회(이사장 김상만)에 사표를 제출, 4개월째 계속돼온 고대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총장과 김시중 부총장의 사퇴서가 수리되는 대로 교무위원회소속 보직교수 전원도 바로 보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3층 본관과 전자계산소에서 농성증인 학생 3백여명은 20일 오전 인촌동상 앞에서 학교측의 공권력 투입 요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교측은 문교부를 통해 내무부에 경찰력투입을 요청해 경찰은 20일 오전2시쯤 전경 20개중대 3천여명을 학교주변에 배치, 오전 3시를 기해 총장실을 둘러싼 3층 본관 건물과 전자계산소에서 농성중인 학생 3백여명을 강제해산 시키기로 하고 병력을 본관 뒤 2백여m까지 투입했었다.
경찰은 그러나 진압과정에서 희생자발생 및 학내 사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오전 6시20분쯤 일단 병력을 철수시켰다.
경찰은 학내사태와 관련, 서울지검 공안부로부터 농성 주도혐의로 서창캠퍼스 총학생회 전부회장 권혁술군(22·영문4·퇴학)의 사전 구속영장을 받아놓은 한편 전 인문대학생장 박활근군(22·영문4·퇴학)등 서창캠퍼스 학생회 전 간부 4명에 대해서는 대전지법으로부터 구인장을 발부 받아 연행할 방침이며 학생들이 갖고 있는 화염병 등을 수거키 위해 서울지검공안부로부터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 받았다.
한편 교우회는 20일 오전10시 본관 인촌동상 앞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 서창캠퍼스학생들이 동상을 끌어내려 매장하지 않도록 설득, 구덩이를 메우고 인촌동상을 묶어 놓은 밧줄을 풀었다.
교우회이사 3백여명은 이날 학생 1백50여명이 본관 앞 잔디밭에서 이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자 학생회 간부들에게 다가가 이를 저지하느라 잠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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