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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에 일격 맞은 삼성TV···글로벌 4000만대 흔들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흘간 8K QLED TV 전체 라인업을 공개하는 ‘삼성 포럼’을 개최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유럽 미디어를 대상으로 삼성전자는 65~98인치 8K 제품, 43~82인치 4K 제품 등 주력 상품 약 20개를 모두 선보였다. “다음 달 7일에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나흘간 삼성 포럼을 이어간다”라고도 덧붙였다.

유럽·미·중서 협공당하는 삼성 TV 

‘전 세계’ 1등을 자랑하는 삼성 TV가 유럽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현지에서 목표 판매량 수성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삼성의 유럽 TV 판매량은 2016년 1432만대(41.9%)에서 2017년 1220만대(36%),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735만대(32.9%)까지 감소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매년 ‘미국 1000만대, 유럽 1000만대’를 포함해 전 세계 4000만대 판매라는 양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망한 줄 알았던 샤프, 유럽서 공세 

샤프는 2016년만 하더라도 같은 조사에서 집계에 반영이 안 됐지만 2017년 133만대(4%), 지난해엔 3분기까지 113만대(5.4%)를 판매했다. 샤프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2016년 대만 폭스콘에 인수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4분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삼성의 유럽 TV 판매량은 1000만대를 가까스로 넘어서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미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샤프는 2017년 11월 삼성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8K TV를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 샤프]

샤프는 2017년 11월 삼성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8K TV를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 샤프]

사실 샤프는 삼성보다 앞서 2017년 11월 세계 최초로 8K 액정(LCD) TV를 출시한 업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아니라 LCD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삼성과 샤프 TV는 같은 성격을 띤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유럽서 75인치 8K TV를 7000 유로(약 914만원)에 판매했지만, 샤프는 70인치 8K TV를 1만2000유로에 팔았다. 샤프는 지난해 하반기부턴 LG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진영에도 합류하며 'LCD-OLED'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선 중국 TCL이 상승세

유럽에 샤프가 있다면, 미국에선 중국 업체 TCL이 매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TCL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78만대(4.1%)에서 2017년 410만대(9.9%), 지난해 3분기까진 375만대(13.6%)를 팔았다. 같은 기간 삼성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0.4%에서 23.4%까지 떨어졌다.

올 1월 ‘2019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 중국 TCL 부스에 내걸린 QLED 8K TV. 미국 시장에서 삼성과 같은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올 1월 ‘2019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 중국 TCL 부스에 내걸린 QLED 8K TV. 미국 시장에서 삼성과 같은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중국 본토에선 샤오미가 삼성의 파이를 빼앗아가고 있다. 샤오미의 중국 TV 판매량은 2016년만 하더라도 100만대 이하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3분기에 이미 500만대를 넘어섰다. 삼성은 지난해 중국에서 100만대 판매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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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이 양적 지표이든, 기술력이든 모든 분야에서 다 1등을 하려다 어려움에 부닥친 듯싶다”며 “애플이 판매량이 많다고 세계 1위는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QLED·초대형 TV 등 마진이 높은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량 기준과 달리 매출 기준으로 파악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QLED 8K TV를 본격 판매하며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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