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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내 개교않으면 전원유급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1일 문교부로부터 휴교령이 내려진 서울교대가 휴교 한달이 넘도록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 개교가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서울교대는 앞으로 2주안에 휴교가 해제되지 않으면 국내대학중 처음으로 전학년 2천1백여명의 유급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교대는 휴교전 5주동안 수업읕 진행, 법정수업일수를 채우려면 11주나 남아있어 늦어도 6월12일부터는 수업을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서울교대는 농성주동자 징계문제가 완결되지 않고 있고 개교후 시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의 각서제출이 늦어져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교대측은 휴교가 6월중순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휴교해제뒤 야간수업을 강행, 법정수업시간수를 채우는 것으로 부족되는 수업일수를 대체할 계획이나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교대는 지난 3월15일부터 학생들이 기성회비 인상반대와 기성회비 조정위원회에의 학생참여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고 4월7일 이학교 남태현군 (23·윤리교육4) 의 분신자살로 사태가 더욱 악화돼 같은달 15일 학교측이 자체휴교령을 내렸으나 점거농성이 계속되자 문교부가 휴교조치했었다.
휴교당시만 해도 서울교대는 본관과 강의실 유리창 50여장이 깨지고 교수연구실까지 파괴돼 학교측이 추산한 피해액만도 7천여만원으로 도저히 정상수업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서울교대는 이후 피해시설을 모두 복구하고 휴교해제를 위한 제반조치가 끝났으나 법정수업일수 시한인 29일을 넘기면서도 해제건의서조차 문교부에 체출하지 못하는 것은 휴교해제뒤 학생시위재연을 막을수 없다는 불안감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교대는 학생전원이 교사임용대상자여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전국교직원 노조사태가 가라앉지 않는한 학생들이 집단으로 교직원노조 집회등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각대학 사범대생들이 교직원노조 지지입장을 밝힌데다 서울교대에서 이에 동조할 경우 전국교육대학에 노조참가 열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휴교가 해제돼도 농성주동학생 징계문제가 남아 있어 이미 학교측이 공언한대로 징계를 감행할 경우 학내시위요인이 된다는게 학교측의 불안이다.
학교측은 휴교기간동안 지도교수등을 통해 학생들을 개별접촉하고 휴교해제후 시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했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된 상태여서 학생시위방지 보장이 없는한 시간을 끌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측은 휴교사태 장기화로 우려되는 전체유급등은 수업일수대신 수업시간수로 메워 막을수 있다는 계산이다.
즉 매주 1시간씩 16주를 수업할 경우 1학점을 주게 돼 있는 교육법 시행령을 원용, 매주 2시간씩 수업하면 16주에 2학점 이수가 가능해 법정시간수를 채워 학점을 받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학교측은 평소 수업이 없던 토요일에 수업을 강행하고 야간강좌도 개설해 시간수를 최대한 늘린다는 입장이나 이러한 변칙학사행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서울교대가 고대·한림대등의 학내문제가 모두 해결된 뒤에도 계속 후유증을 안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대학문제가 학교와 학생들사이의 타협으로 「해결」 된 것이 아니라 휴교조치라는 물리력에 의해 「정리」 됐기 때문이다.
교수와 학생 서로가 휴교에 대한 책임을 미루며 벌어진 감정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교대사태」 를 휴교 이후에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서울교대사대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학내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하며 강제에 의할 경우 더큰 문제만을 야기시킨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김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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