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유가 하락에 中경기둔화까지 3중고, 1월 수출 5.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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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5.8%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내린데다 대(對)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3중고'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463억5000만달러로 1년전보다 5.8% 줄고 수입은 450억2000만달러로 1.7%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3억4000만 달러로 84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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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 조익노 과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과 반도체 가격・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라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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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출 부진은 미중 통상분쟁, 노딜 브렉시트 등 통상여건 악화와 함께 ▶반도체 단가 하락▶국제유가 하락▶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1월 수출 부진이 반도체·석유제품 등 우리 수출 주력품목의 단가하락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과장은 "수출 물량은 증가세(8.4%)이지만 수출 단가가 전년동기대비 13.1% 떨어지면서 전체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제무역연구원]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제무역연구원]

일단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D램(8Gb) 가격은 전년대비 36.5%, 낸드플래시(128Gb)는 22.4% 하락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IT기업의 구매연기・재고조정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 영향으로 반도체 가격이 내렸다"고 풀이했다.

반도체 수출은 올 1월 74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3%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9월 최고 실적(124억3000만 달러, 28.3%)을 달성한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히 반도체는 고정비 비중이 크고 단위당 변동비가 적어 매출 감소의 영향이 매출액보다 영업이익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면서 "반도체 업계 이익이 대폭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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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반도체 메모리 가격과 수출 하락 국면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 따라 하반기에 안정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수출 효자품목인 석유제품(34억7000만 달러)은 4.8% 줄고 석유화학 수출(39억8000만 달러)도 5.3%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이 석유제품・석유화학 품목의 수출 단가에 영향을 미쳤다. 1월 유가는 전년동기대비 10.7% 하락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유가회복이 예상되는 올 하반기에는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1월 대 중국 수출은 108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감소폭은 19.1%였다. 우리나라 제1수출국(2018년 기준 수출비중26.8%)인 중국의 성장둔화 등 영향으로 3개월 연속 수출이 줄고 있다. 1월 대 중국 수출은 선박・컴퓨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목이 부진했고 특히 반도체・석유제품・석유화학이 큰 규모로 수출이 줄었다.

한편 산업부는 일부 신수출성장동력 품목 수출은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의 경우 주요 완성차 업체 전기차용 배터리 납품(EU・미국 등)이 늘고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1월 수출이 14.5% 증가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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