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 변사사건 수사발표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시체감정결과=폐는 수증과 주변의 기종상 및 폐포강내출혈 등 익사폐의 소견을 보이고 혈액과 비의 혼합물 및 내용물에서 농약의약품·일반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혈액과 비혼합물의 알콜농도는 0.08%이며 좌폐·우폐·간·심·비·좌신·우신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었으며 위 내용물은 시금치·파·호박·콩나물·무우조각·양파·홍당무·쌀밥알 등으로 식후 경과시간은 약2시간 전후로 추정된다.
본 시체가 수중에 있었다는 증거로 ▲양수부 및 양족부에 표모피가 형성됐고 ▲각 장기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됐으며 ▲폐의 조직학적 검사 상 국소적인 수종 등이 있는점 등으로 미루어 익사다.
◇유류품 감정결과=성냥갑·메모지·현금봉투의 필적은 감정결과 모두 이철규군의 필적으로 확인됐다.
이군의 바지우측 대퇴부와 좌측 앞주머니 및 하퇴부에 묻은 흙은 청암교에서 수원지 취수탑방향으로 3Om·1백m·1백50m 떨어진 수원지부근 습지의 흙과 성분이 유사했다.
뒤늦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발견된 20만원의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문 전까지의 이군 행적=3일 오후 5시20분쯤 이군이 정후태와 호남대부근 영흥식당에서 자장면을 먹고 헤어진 후 오후 8시쯤 금호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심재수군을 만날때까지 3시간 가량의 행적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사망 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쌀밥 등 음식물을 먹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군 도피 경로=취수탑쪽 도로를 뛰어 도주하던 이군은 검문장소로부터 1백70m쯤 지점에 이르러 야산으로 숨어 추격을 따돌렸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이군은 경찰관의 감시를 피해 처음 도주했던 도로우측 산쪽에서 도로를 건너 수원지 철조망을 지나 사파리점퍼 등이 발견된 지점까지 갔다는 사실이 인정된다.
◇청암교부근 3Om지점까지의 통과흔적=이군의 구두뒤축 흙과 바지엉덩이 부위의 흙 및 바지앞주머니 등의 흙성분이 수원지전반의 흙성분과 비슷하고 특히 바지 앞주머니 흙이 청암교에서 30m지점의 흙성분이 유사한 점에 비추어 이군이 점퍼발견지점에서부터 청암교에 이르기 전 30m지점까지 간 흔적을 인정할 수 있다.
◇현장 상황=현장실황 조사 결과 이군이 도주한 산은 7∼8m의 소나무와 1∼2m의 잡목과 가시덩굴 등이 우거져 있으며 생육상태가 양호하여 낮에도 보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추격 경찰들은 길도 없는 산으로 올라가 소나무와 맹감나무가 우거진 산속을 헤치고 나갔으며 이군이 조용히 숨어있는 한 지척에 있다하더라도 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암교 밑 석축옹벽은 외목과 아래쪽 사이에 폭 4Ocm가량의 좁은 길이 나있는데 깜깜한 밤에 조명이 없는 상황에서 물과 진흙이 묻어있는 구두를 신고 이 좁은 길을 돌아 나가려면 실족하여 물속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많았고 교량 밑에서 사체발견지점까지는 완만하지만 유속이 있어 물체의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