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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증권거래세 인하 적극 검토…가업상속 요건도 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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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홍남기. [뉴시스]

홍남기. [뉴시스]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기업 승계과정에서 세제 혜택을 주는 가업상속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올 일자리 15만개 목표 쉽지않아 #1월 수출도 전년 실적 못 미칠 것” #내달 수출활력대책 만들어 발표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일정부분 공감한다”며 “인하와 관련해 적극 검토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증권거래세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 홍 부총리가 거래세 인하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업 상속 요건 완화에 대해서는 “가업 상속 요건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엄격한 게 사실”이라며 “너무 엄격한 10년간 업종유지·지분유지·자산유지라는 현행 요건을 하향 조정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올해 신규 일자리 15만개 목표가 쉽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올해 고용 여건이 만만치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고용 부진은 경제 구조적인 요인과 인구적인 측면, 정부 정책의 영향과 경기적인 상황도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일자리 창출이며 민간 기업 활동을 마음껏 하도록 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 부동산 침체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침체한 것도 지역 경제에 좋지 않다”고 선별적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로서는 지방 부동산 활력을 위해 인위적인 부양을 노리는 부동산 대책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일부 심각한 우려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한해 지역별 맞춤형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 부담 경감 효과’와 ‘조세형평성 확보’라는 찬성·반대 입장을 모두 반영해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반도체 가격 하락, 미·중 수출 둔화 등으로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같은 기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줄었다. 앞서 관세청은 1월 1∼20일 수출이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6%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월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단가가 하락한 탓이 크다. 극심한 반도체 편중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중간재를 중국에 많이 수출하는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유 가격 하락도 부담이다.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수출 가격이 덩달아 내리는 데다, 원유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경제 사정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통상마찰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수출활력 제고 방안을 다음 달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서유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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