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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원을 달리는 「낭만열차」는 꿈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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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스크바∼불라디보스토크 1만km. 최고시속 1백60km. 소요기간 7일. 승차요금 95루블(6만원)부터 51루블(6만원). 소련의 심장부에서 아시아의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달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에 관한 가장 기본적 인명세다.
장거리 여행이라야 서울∼부산간의 4백50km짜리 기차여행이 고작인 취재진은 이 열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은 무척 낭만스러울 것으로 생각했었다.
러시아민요에 나오는 것처럼 눈 덮인 광활한 대지를 비록 마차로 달릴 수는 없어도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볼 수 있었던 설원의 낭만이 우리를 기다려 줄줄 알았다.
제정러시아의 극동지역 세력확장의 통로이자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망국의 한을 뿌리며 달리던 길, 「스탈린」시대의 숱한 유형수들의 회한으로 얼룩진 기억들 등 지난 역사의 흔적을 이 철로를 따라 찾아보고 소련의 야심찬 개발계획의 동맥이기도 한 이 길을 따라 현재의 소련이 어떻게 숨쉬는지 더듬는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 기대는 열차의 시발점인 모스크바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야로슬라브역에서 제법 취재진을 들뜨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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