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슬람 자치법 사실상 확정…'50년 내전' 종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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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이슬람 자치지구(ARMM)에서 '방사모로(이슬람 국가) 기본법' 찬반투표. [AFP=연합뉴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이슬람 자치지구(ARMM)에서 '방사모로(이슬람 국가) 기본법' 찬반투표. [AFP=연합뉴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이슬람 자치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민다나오섬의 이슬람 자치지구(ARMM)에서 실시한 ‘방사모로(이슬람 국가) 기본법’ 찬반투표에서  유효투표 83%가량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비록 1차 주민투표이지만, 찬성표가 압도적인 만큼 2차 투표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계 반군 사이에 50년가량 벌인 내전이 종지부를 찍었다.

방사모로 기본법은 이슬람계 소수민족이 집단 거주하는 ARMM과 인근 28개 마을에 입법, 행정, 재정권 등을 갖는 자치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국방, 외교, 통화 정책 등은 중앙정부가 관할한다.

ARMM 이외 지역에서의 주민투표는 오는 2월 6일 실시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슬람계 주민의 79%가 방사모로 기본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국민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이슬람계는 10% 미만이다.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계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는 50년 가까이 벌인 내전 끝에 2014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방사모로 기본법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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