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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을 도시축제로 삼자"|6월초 경희궁 터 개최 앞두고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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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민족의 얼과 정서가 담긴 아리랑을 다각도로 고찰하면서 아리랑축제가 도시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아리랑축제 세미나가 24일 오후5시 서울 출판문화회관강당에서 열린다.
축제문화진흥회(회장 허규)가 오는 6월8∼10일 서울종로구 경희궁 터에서 펼칠 아리랑축제를 앞두고 마련한 이 세미나의 주제발표를 맡은 문화재전문위원 이보형씨는 미리 내놓은 「아리랑의 음악적 특성과 보편성」이란 발표논문에서 『아리랑은 메나리토리(메나리조:동부민요조)에서 출발하여 경토리·수심가토리·육자배기로리 등 전국적인 기층음악어법을 수용했고, 강원도에서 시작하여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영역을 확대한 유일한 민요』라고 밝혔다.
또 아리랑이 널리 불리게된 것은 쉽고 서정적인 선율성과 함께 「아리랑 아리랑…」하는 입 타령의 음운성 때문이라며 『아리랑은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또 시골이나 서울사람은 물론이고 세계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리랑의 시대적 필요성」을 발표하는 아리랑연구가 김연갑씨는 우리민족이 구한말 외세. 일제식민지·미군정이라는 3차례의 문화적 충격에 의해 해외 교민 민속·남한민속·북한민속이라는 3대 권역으로 분열되어 있다면서 『이것을 하나의 문화영토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단서는 아리랑뿐』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3개 권역의 아리랑을 비교·검토하는 것은 민족동질성 회복의 기본적·실질적 작업이라는 이야기다.
또 북한에는 문헌상으로 13종류의 아리랑이 있는데 이중 『경상도 아리랑』『영텬 아리랑』『랭산모판큰애기』는 남한에서 불려지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 창법은 전통적 민요창법이 아니며 음반으로 나온 것은 3∼4 종류.
북한당국이 많은 민속민요들을 금지했으면서도 유독 아리랑만은 보존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근본적으로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라는 인식이 남한과 같다고 풀이 할 수 있는 만큼 아리랑은 남북 음악교류의 촉매가 될 수 있으며 남북통일 후 국가로 제정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김련갑씨의 전망이다.
한편 해외교민사회 중 일본의 경우는 아리랑에 대한 2∼3종류의 책이 있으며 편곡 내지 새로 창작된 아리랑도 10여종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 중국교민들은 아리랑을 잡지·식당·극단 이름 등으로 널리 쓰고 있으며 『아리랑총각』등의 창작가요가 있고, 미국·소련의 교민들에게도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로 살아있으므로 아리랑은 해외교민들의 민족동질성 회복에도 중요한 촉매가 되리라고 기대했다.
그는 따라서 ▲남·북한아리랑의 실상 파악 ▲아리랑 정신의 규명 ▲아리랑문화운동 ▲「아리랑 문화영토」개념의 가능성 모색 등을 통해 아리랑이 한국의 분단현실을 극복하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있는 교민들의 마음을 한데 묶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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